라이프로그


자신의 성욕구를 쉽게 주체하지 못한 청년의 이야기. 19


군시절, 저와 같은 4월 군번 동기 중에서 '자위행위' 로 인해 전역하는 그날까지 놀림을 받았던 녀석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23세에 군입대를 한 터라 동기들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아 그 친구는 저를 '형' 이라 부르면서 자주 찾아왔습니다.
그나마 군생활 동안 동기들 중에서는 매우 친한 축에 속한 사이이기는 했습니다.

자대배치 후 연대에서 처음 보았던 그 친구는 면전에서 주임원사님께서 말씀하시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침을 바지까지 질질 흘리며 계속 조는 모습
을 보였고, 정말 제가 기겁을 했을 정도로 잠을 주체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러니 정신교육 시간은 그 친구에게 있어 선임들에게 갈굼을 받는 주요무대가 되었고
더불어서 말을 잘 못알아듣고 소심한 성격에 입과 광대뼈가 튀어나온 이상한 외모까지 겹쳐
매 순간이 고난이었던 마당에 그 친구를 놀리지 않는 동기나 선임들이 드물 정도였으니 참 한심했습니다.

이런 녀석이 결정적으로 선임들에게 놀림감과 비난의 대상이 된 사건은 바로
어찌되었든 화장실 '자위사건' 이었습니다.

불침번 근무 중인 선임이 화장실 어느 칸에서 '슉슉' 소리와'아응아~' 음성이 서라운드로 겹쳐 나오는 것을 목격하고
이상한 마음에 화장실 대변칸 밑틈 사이로 그림자를 관찰한 결과 무언가가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거행된 혼자만의 '의식' 이 종료되기를 기다리자마자 힘없는 얼굴로 화장실 문을 빠져나온 주인공은 바로
........그 친구였습니다.......

선임들은 몇 차례 심문을 했으나 끝까지 '아닙니다' 라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당당함을 보이던 친구지만
그 친구가자위하다 걸렸다는 제보가 주일마다 계속되는 바람에 결국 그 친구는 끝까지 '당당'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동기들도 하나둘 씩 그 친구를 놀리기도 하였고, 이제 그에게는 괴롭힘이 하나 더 늘었던 셈이지요.

그 친구를 비난하고 놀렸던 선임들은 하나둘 씩 전역했고, 제 동기들 모두 어느덧 병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그동안 그 소문이 여러 형태로 퍼져버려 후임들 역시 그 친구가 지나가면 '박dd' 라며 놀리기도 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사정상 dd라고 해 놓았지만 다들 dd가 진짜 무엇인지 알 것입니다.)
답답한 저는 주위 후임들이나 동기들로부터 소문의 실상을 알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들어버린 소문들은 사실상 제가 직접 관찰한 것이 아니므로 진위여부가 불분명 합니다만
참으로 이건...전설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우선 그 친구가 오폐수 관리병(사실 선임의 괴롭힘에 못이겨 전향한 것이지만...)으로 있다보니
오폐수에서 팬티차림으로 있는 모습을 용무가 있어 찾아온 후임들이 보았다거나 
작업병 부사수 녀석은 어느날 직접 오폐수에서 그 친구가 '손장난' 하는 장면까지 목격했다는 사례가 있습니다.

또 하루는 오폐수병 부사수 녀석에게 여자친구가 면회를 오게 되었는데
여자친구가 오폐수 문을 여는 순간 자위하던 그 친구의 모습을 보고 도망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내무실에서 무심코 하다 걸리거나 옆에서 취침중인 취사병의 머리와 가슴을 만지며
쉴새없이 요동치는 침낭 아랫부분을 본 후임들이 말리거나 한 적
도 있고...
더 말하자면 정말 형언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정신질환' 이 아닐 수 없을 뿐더러 상황에 따라서
지휘관에게 병사들이 보고하기라도 한다면'성군기 위반행위' 로 인해 영창이라는 곳으로 가야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다행히 사건은 병사들 사이에서 끝났지만 저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는 일이었죠,    

사실 군생활 하면서 자신의 조이스틱을 가지고 커멘드 입력(←↙↓↘→←)을 안 해본 병사들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이런 은밀한 사실들이 남들에게 알려지면서 이상한 소문이 되고
결국 납득할 수 없을 정도의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저 역시 그 친구를 '야 박dd, ddr 그만좀 해!' 라며 놀린 적도 많습니다만 
그것으로 그 친구 자체를 평가하는 척도따윈 삼지는 않았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부끄러운 일이지만 말이죠.

헌데 점점 그 친구에게 인격적으로 막 대하는 후임들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화가나 욕이라도 하고 싶기도 하더군요.
 사실 외모가 못나고 머리도 나쁘고 행동도 칠칠치 못한 구석이 있을 지언정
선임은 선임이고, 선배로서의 예의는 갖추어야 하거든요. 
성격이 못되었거나 남을 괴롭히거나 비뚤어진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몰라도 말이죠.

제 생각에는 그 친구의 못난점이 거슬리다고 판단한 후임들이 실제 사건에 픽션까지 더하여
이러한 소문을 퍼뜨린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저 역시 오랜 기간동안 지내면서 알게 된 진짜 사실도 알고 있기에
모든 '제보'들마저 무조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지만 말이죠.

별 의도는 없었지만 그 친구를 놀렸던 자신을 반성하는 한편으로
누구나 할법 하지만 말하기 부끄러운 소재를 이용하여 사람을 놀리거나 인신공격 하는
'변태적인 관음증' 의 무서움
을 사회진출보다 먼저 깨닫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하튼...

이런저런 부분에 대해 말하자면 한 없이 길어지겠고
토론한다면 무슨 말이 나올지도 모르는 사안이기도 합니다...만
이런 의도로 글을 쓰려는 것은 아니기에 논란의 소지는 일단 여기서 접겠습니다.

어쨌거나

어쨌든 저는 평소부터 그 친구를 매우 불쌍하게 여겼습니다.

심하게 돌출된 입에 여성들이 본다면 '정말' 못생겼다고 할 외모...
 2cm 신장 차이로 공익근무조차 빠지지 못한 채 현역으로 집안 생계를 부양할 수 없었고
흔히들 초등학교에서 유난히 남들에게 괴롭힘 받던 꼬마애처럼 후임시절
내내 선임에게 심한 대접을 받으며 불쌍히 생활하였습니다.
나중에서는 후임들에게 반말까지 듣는 치욕을 당해야 했구요.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흔히 고질적인 컴플렉스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컴플렉스가 해소되지 못하고 쌓이다 보니 자신의 씨앗을 뿌리는 방법으로
과다하게 '방출' 시키려는 경향이
생긴 것 같기는 하더군요.
그 녀석도 저처럼 속으로는 항상 '예쁘고 마음씨 착한 여성의 사랑' 을 받고는 싶은데
능력과 가정형편, 외모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내내 뼈져리게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담배값으로 모두 탕진해버린 빈 체크카드를 들고 PX에 찾아온 그 친구는 항상
돈이 모아지면 '떡집' 에 가고 싶다고 앵무새처럼 말하곤 했습니다.

그 친구에게는 군생활 내내의 그 기억이 추하고 부끄러운 추억일 수도 있을테지만
이제 아무도 그의 손놀림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심신의 안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은 다니던 공장에 취직했을테니 가계도 더 나아질 것이니 말이죠.

여하튼 신상에 크게 문제된 일 없이 그 친구나 저나 무사히 전역했으니 잘 된 일 아닙니까.
그 친구는 제게 '형 전역하는 날 꼭 붙잡고 밥이라도 한 끼 사주고 싶어' 라고 했지만
아쉽게도 전역한 당일날에는 모습을 감추고 없었습니다.


그새 담배값으로 남은 돈 마저 탕진했나 봅니다...


어쨌든 이 자리를 빌어 '넌 형이니까 괜찮아' 라고는 했지만
한 순간 너를 놀렸던 나 자신이 이제와서 부끄러워진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bookworm 2009/03/22 08:45 # 삭제 답글

    제가 군생활 할 때도 그런 고참이 있었습니다. 제 바로 윗 기수와 동기 사이에 달랑 혼자 낀 사람이었는데, 사람은 나쁘지 않았으나 다소 어리버리한 면 때문에 많이 인정받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좀 무시를 하는 분위기에 저도 다소 짜증이 나더군요. 딱히 사람이 나쁘거나 이상한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 쓰레기청소부 2009/03/22 18:46 #

    옛날이나 지금이나 군에서 이런 일은 있었습니다. 사회에서도 흔히 일어날 법한 나쁜 일들이 군이라는 고착된 집단이라고 해서 일어나지 않으란 법은 없지요.
  • 가고일 2009/03/22 10:51 # 답글

    그런 사람들은 밖에서 만나면 지극히 정상으로 보입니다. 억압된 분위기가 사람의 사고시스템을 이상하게 만들어놓는 경우가 자주 있더군요.
  • 쓰레기청소부 2009/03/22 18:47 #

    밖에서의 일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나름 성실하게 돈 모아 부모님 드리고 왔답니다. 다니던 공장 사장님께서 다시 오라고 하셨다니 그만큼 신뢰 두텁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 플로렌스 2009/03/22 14:33 # 답글

    어쩐지 슬픈 이야기입니다. 왜 사람들은 타인을 공격하고 비하하지 못해 안달인건지...
  • 쓰레기청소부 2009/03/22 18:48 #

    그 주인공과 가해자가 누가 될 지 모릅니다만, 군 생활 하면서 저도 최대한 남을 배려하고 잘 대해 주려고 했습니다...
  • 2009/03/22 15:01 # 삭제 답글

    재밌는 얘기인줄 알고 들어왔는데 무섭네요
    엄마가 이 블로그 가지 말래요
  • 쓰레기청소부 2009/03/22 18:49 #

    죄송합니다...어머님께서도 이 블로그의 글을 보셨나 보군요.
  • 리카르도 2009/03/22 22:08 # 삭제 답글

    군중심리가 참.. 놀림이 아니라, 칭찬이였다면 또 어땟을까 싶네요
  • 쓰레기청소부 2009/03/22 23:01 #

    군중심리는...대부분 좋은 쪽으로 가지 않죠. 그게 문제입니다.
  • ㅎㅎ 2009/03/22 22:55 # 삭제 답글

    그래서 세 줄 요약은?
  • 쓰레기청소부 2009/03/22 23:11 #

    세 줄요약은 '지난일' 이라고 해 두죠~
  • quesera 2009/03/23 06:37 # 답글

    재미있네요 글이 ^^

  • 쓰레기청소부 2009/03/23 17:29 #

    재미있기도 하지만 군생활 중 이런 추억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많죠.
  • 그리고나 2009/03/24 10:41 # 답글

    저는 "도대체 왜 이런 사람들이 군대에 왔을까. 군대 징병 시스템은 헛ㅈㄹ이구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게이성향에 정신박약에 정신병자도 있었으니까요. 이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군대에 와서 정상적으로 훈련하고 생활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기에....

    징병을 할려면 진짜 제대로 사람을 판단해야하는데 인원수도 워낙 많아서 귀찮고, 개선의 의지지가 (있겠죠 설마,,좀 여건히 안되서 못한다고 생각하는게 좋겠죠...) 없던건지 아무튼 덕분에 들어온 사람도 고생하고 함께 생활하는 주위도 고생하고 참.....안타깝네요 그분도.
  • 쓰레기청소부 2009/03/24 16:34 #

    가끔 주위 장병들로부터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 제가 글에서 예로 든 사람은 그런 수준까지는 절대 아닌데, 군대라는 특수성으로 잘못된 취급을 받았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하지만 지적하신 징병시스템에 대한 문제는 저도 통감하고 있기는 합니다.
  • 그리고나 2009/03/24 16:41 # 답글

    네 맞습니다. 군대가 사람을 사람답지 못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기에(갑자기 군인은 집지키는 개다라는 누군가의 메아리가 머리를), 사회에서는 지극히 정상인 사람이 군대에와서 고문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 요즘 군대 많이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편한것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네요. 군기 확립 = 구타 & 갈굼의 비례공식은 아니기에...
  • 2009/03/26 00:0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육군장교 2010/07/04 15:22 # 삭제 답글

    이렇게 군대내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선임병은 선임병 답게, 후임병은 후임병 답게 아렇게 되어야만 군대의 기율이 서고, 또한 서로 단합되어

    어떤 임무든 완수할수있는 부대가 될것입니다.

    육군의 간부로써, 부대의 장이될 사람으로써,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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