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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와 자연과학자와의 차이 23

한 재벌가의 파티에 참석하게 된 수학자, 과학자, 공학자는 파티의 주최자인 재벌에게 특이한 제안을 받게 되었다.
제안의 정체란 바로 '그가 낸 퀴즈를 푸는 것' 이었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이보게들 내가 여기서부터 저기 100미터 되는 지점에다 엄청난 금덩이를 놓아 두었네'
'여기서부터 저기 금이 있는 곳까지 딱 절반되는 지점까지 가서 잠시 정지한 뒤
그 지점부터 다시 남은 거리의 반만큼 이동한 뒤 다시 거기서 멈추네'

'다시 남은 거리의 반만큼 걸어간 뒤에 멈춘 뒤, 다시 남은 거리의 반만큼 이동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저 금이 있는 곳까지 도달한다면 저 금들은 모두 도전자의 것이 되네.'

당연히 말이 안되는 제안이었다. 직선거리로 100m 전방에 있었던 금까지 도달하려면
처음에 출발선으로부터 50m 이동하고, 다시 그 지점으로부터 25m 이동.
또다시 그 지점으로부터 12.5m, 다시 6.25m, 또다시 3.125m, 또다시 1.5625m, 0.78125m...

이는 초항이 1/2이고 공비가 1/2인 무한급수의 형태와 유사한 경우로 
말 그대로 항의 개수가 한 없이 있어야 1이라는 값으로 수렴하는 것이기 때문
이다. 

이 말을 듣게 된 수학자는 당연히 안된다는 것을 알고 그 자리에서 파티장 문을 박차고 나갔으며
과학자는 물론 자신도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몇 발자국 왔다 갔다 하면서 '진짜 안되겠구나' 라고 납득한 뒤 떠났다.

홀로 남은 공학자는 그 재벌이 말한 방법대로 50m, 25m, 12.5m, 6.25m...계속 걸어가다가
금덩이에 손이 닿을 만한 거리쯤 도달하자 얼른 그 금덩이들을 들고 파티장을 나갔다. 




어느날 한 공학자가 친분 있는 교회 사람들과 같이 골프장에 놀러갔다.
자리를 잡고 골프를 하려는 순간 근처에서 불안한 스윙자세로 볼을 치거나 바닥에서 나뒹구는 한 사람을 보게되었다.
골프를 하는 입장에서 불안하기도 하고 그의 행각의 이유가 궁금했던 교회 사람들은 관리인을 불렀다.

'아...저 분은 예전에 여기서 불의의 사고로 그만 시력을 잃으셨습니다.'
'저희 회사 책임이 큰지라 미안한 마음에 배상금 이외에 여기서 공짜로 골프를 치게 해 드리고 있습니다.'

교회 사람들은 모두 동정의 눈길로 그 사람을 쳐다보게 되었고 지인들에게 자리를 피해주자고 제안하였다.
하지만 무리 중에 있었던 공학자는 화가 난 채로 관리인에게 한 마디 말하였다.

'이봐, 그럼 밤에 치라고 하면 되잖아!'




이 에피소드들은 군입대 전 유체역학 교수님께 듣게 된 미국식 유머로 
의외로 시사하는 바가 커서인지 공학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시리즈 개그일 수도 있겠지만... )

미국에서는 '공학' 이라는 분야를 상당히 특별히 취급하는 데다 대학에서는 특히나 
특수학문과 같은 위치에서 많은 전공학생들을 괴롭게 공부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사농공상...'공돌이'...'공딸이' 등등 이상한 부류의 사람들로 보는 시선이 적지않게 있는 곳에서는
  사실 '의학' 과 같이 돈 많이 버는 학군의 사람들만을 대단하게 취급하게 되죠.
이런 점에서는 저 일화를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나, 위의 에피소드가 잘 이해되지 않으시는 분들께 잠시 설명드리자면
공학자는 기존의 이론(자연과학, 응용과학...)을 도구로 삼아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효율적' 인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것을 시사한 것입니다.

당연히 안되니까, 혹은 연구가 덜됐으니까 안된다라는 식이 아닌 
알려진 자료와 지식을 기준으로 '딱 적당한 선까지' 이용해 먹는다는 의미이죠.

금덩이가 있는 그곳까지 남은 거리가 '0m' 가 되는 지점까지 갈 필요가 있습니까
그냥 팔이 닿을 만한 곳까지만 가면 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 공학적인 예를 들자면 유체역학에서 네이비어 - 스토크스 방정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방정식은 비선형 미분방정식이라 우리가 알고 있는 대수적 방식(식을 치환하거나 무슨 공식을 이용하거나...)
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마치 우리의 인생을 함수로 표현한 것과 같죠...)

그럼 뭐합니까? 그냥 미지수에다 '1' 대입해보고 안되면 '2' 대입해보고...
이런 식으로 해서 원하는 값을 찾으면 되는 것입니다.(비록 미지수가 많기는 하지만...)
무식하지만 아직 해석방법이 나와있지 않은 이론으로 공학자들은 잘도 비행기니 헬리콥터니 만들어 냈습니다.

유일하게 대학생활 중 느낀 '공학의 매력' 이라고나 할까요.
 허나, 그래도 이쪽 공부가 가장 어렵기도 한 것은 사실이기도 합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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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풍신 2009/04/09 23:00 # 답글

    하긴 "공학은 목표에 지극히 가까운 곳까지 실질적인 숫자만 내면 된다능..."(사실 그것도 힘들때가 있죠. OTL) 이니...물리도, 그런면이 있었지만, 예전이라면 모를까 요즘 물리 실험은 정말 머리가 아득해질만큼 정확도가 올라가서리...
  • 쓰레기청소부 2009/04/09 23:26 #

    물리전공이 아니라 어떤 분야인지는 모르겠지만, 공학에서도 요새들어 각종 해석방법이 난무하므로 도대체 컴퓨터를 몇 달이나 돌려야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지 암담한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컴퓨터 기술이 발달해서 현재와는 비교도 알 될 수준의 고성능 컴퓨터가 나와주기를 기다를 뿐...
  • Q 2009/04/10 00:59 # 삭제 답글

    첫번째 개그는 공학을 비꼬는 소재로도 자주 쓰입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03:17 #

    이게 보시다시피 아메리칸 조크입니다. 허나 뒤집어 보면 좋은 의미로도 해석되죠.
  • 우주인 2009/04/10 01:04 # 답글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갑자기 반전... ㅋㅋㅋㅋ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03:17 #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경주...
  • shaind 2009/04/10 01:40 # 답글

    첫 번째 이야기는 approximation이라는 수학적 기법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도 유용할 것 같네요. 여튼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03:18 #

    approximation 은 공학에 입문하는 새내기 학생들이 처음 배우는 것이죠. 현장에서 설계하거나 대략적인 측정값 산출시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 akudoku 2009/04/10 01:51 # 삭제 답글

    non linear DE.....
    oh my mother father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03:24 #

    ㅋㅋㅋㅋ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알겠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Spearhead 2009/04/10 03:25 # 답글

    집에 불이 났을 때 불을 어떻게 끄는지에 대한 공학자, 수학자, 과학자의 대응방법과 같은 비슷한 조크(...)가 몇개 있죠.
    수학자는 불을 끄는데 필요한 물의 양을 정확하게 계산한 뒤 만족하며 다시 잠들었다던가(...)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17:37 #

    그것도 어디서 들어본 것 같군요. 의외로 공학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이런 식으로 조크도 많이 생산해 내고 있죠.
  • 착선 2009/04/10 11:57 # 답글

    철근콘크리트 공학 배울때 옹벽같은거 설계할때도.. 미지수 대입법을 많이 이용했었죠... 시험볼때 처음에 미지수 입력 넣은 수치가 나중에 검산과정에서 두번정도 오류나면 절망하던 기억이.....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17:38 #

    건축공학과이시군요. 다른 과이지만 철근콘크리트 공학도 흥미있어 보이는 과목인 것 같습니다. 책을 몇 번 훓어보았거든요.
  • ㅇㅇ 2009/04/10 13:12 # 삭제 답글

    어차피 한국에서는 공학자나 과학자나 저임금 고노동 쓰레기 인생이라는 건 똑같죠

    이런식으로 조크로 자위질하는 것도 이젠 보기 지겹습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17:39 #

    음...자위질 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그냥 제 생각을 쓴 글입니다. 지겨우셨다니 죄송합니다.
  • 미친과학자 2009/04/10 13:39 # 답글

    공학계 최고의 명언은 뭐니뭐니해도

    "안되면 되게 하라" "안되면 될때까지 하라" "그래도 안되면 되는것처럼 보이게라도 꾸며라" 죠. OTL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17:40 #

    그것보다, not available now 라는 말이 더 유명하죠. 안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 후덜피아 2009/04/10 14:32 # 답글

    그래서 제가 물리학과입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17:40 #

    후엑...반갑습니다.
  • 영원제타 2009/04/10 21:20 # 답글

    첫 번째 에피소드는 공학계 만세~ 로 들립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04/10 23:12 #

    뭐 방법이 어떻든 유일하게 금을 손에 넣은쪽이니까요.
  • ㅎㅎ 2010/04/06 19:44 # 삭제 답글

    수학은 계산이 아니고, 공학이 계산과 좀더 친숙한데 일반인들은 잘 모르죠. 수학은 그런 계산방법을 줄여주기도 하죠. 그리고 비선형 미분방정식은 해를 구할수 있어요. 그런 방법들이 지금도 많이 나오죠. 수학적 방법이요. 일반적인 방법이 아직 발견되지 않아서 각각 특정 형태에서의 해를 찾는 방법이 나오죠. 계산이 아닌, 그런걸 해야 좋은 이유가, 그래야 또다른 수학적으로 좋은 표현 방식이 나오기 때문이죠. 만약 그런게 없었고 계산만 했다면, 내비어 스톡스 방정식 또한 인간이 발견하지 못했겠죠. 공학자들의 계산을 해주는 튜링이 발명한 컴퓨터도요.

    그리고 진짜 자연과학 계열 등등은 많은 편견과 무시를 당하는듯해요. 그런 시선이 안좋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뭐 어떻습니까ㅋㅋㅋ 우리만 좋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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