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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시청률과 경기침체의 관계 2


사자애상 1화 - 75점의 천재 


흔히 우스갯소리로 '일본 경기침체의 지표' 라며 예를 들게되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1969년부터 방영개시되어 높은 시청률과 꾸준한 인기로 '일본 국민 애니메이션' 으로 군림해 온
'사자애상(サザエさん)' 이라는 후지TV 시리즈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작품의 프로필과 대략적인 스토리는 뭔고 하니...

원작은 1946년 '하세가와 미치코' 라는 만화가의 의해 지방의 한 신문(석간 후쿠니치)에 연재되어 인기를 얻게된 뒤
 1949년부터는 메이저 신문인 '아사히 신문' 으로 옮겨 연재되어 장장 25년 동안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사실 원작만화에서는 주인공 사자에상의 결혼 전 시절부터 다루는 모습을 보였지만
애니메이션은 24세의 사자에상이 결혼 후 부모님 집에 얹혀살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이 애니메이션의 정체는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삼촌, 이모, 아들 이렇게 대가족을 이루는
 한 집안의 이런저런 소박한 이야기를 다룬 전형적인 가족 드라마극인 것입니다.

사실 '아따맘마(우리집)' 와 같은 작품들과는 달리 사자에상의 가족상은 과거의 것을 그대로 본받고 있습니다.
주인공 사자에상은 덥수룩한 파마머리에 전형적인 아줌마로 비춰지지만, 극중 나이는 24세이고
극중에서 보이는 아들, 딸 정도로 보이는 10세 전후의 아이들은 모두 사자에상의 동생들입니다.

극중에서 등장하는 2살따리 아기가 바로 사자에상의 아들인 '타라오' 인데 
말 그대로 자신의 외삼촌(11세), 이모(9세)를 '형', '누나' 라고 부르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된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해방이 된 직후의 시기, 일본에서는 전후세대시절의 가정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기에
딸내미가 20대 초반에 결혼하여 집안에 얹혀산다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매 시대마다 그 시대 가족의 분위기와 풍습을 반영한 유동적인 스토리가 작품을 받쳐주기에 이런 인기를 유지하는 것이죠.

문제는 이 작품이 뜬금 없이 '닛케이 지수(일본 주식시장의 지표)' 와 연관되어 일본 경기침체니 뭐니 하는 
분석을 낳게 하였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는 것입니다.

우연히 사자에상의 시청률을 조사해보니 사자에상의 시청률이 올라가면 '일본이 경기침체에 있다'
시청률이 떨어지면 '일본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라는 속설이 제기된 것이죠.

경기가 침체되면 말 그대로 '돈이 돌지 않는다' 라며 집에서 밥먹고 느긋하게 사자에상을 보는 사람들이 늘고
경기가 회복되면 '오랜만에 외식이나 할까' 라며 황금같은 일요일 저녁에 외식을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죠.
 
앞서 말한대로 이 이야기는 속설입니다만, 그밖에도 일본 닛케이 지수가 하락하면 반대로 이 작품의 시청률이
상승한다는 의견도 있으니 어찌보면 40년 간의 긴 시청률 데이터를 가진 작품만이 누릴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어쨌거나 과거의 우리나라도 전원적인 가정생활이나 평범한 집안의 이야기를 그려낸 가족 드라마가 인기였지만
지금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막장 드라마' 가 속출하는 사례이니 뭔가 좀 대비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올해 초만 하더라도 20%의 시청률을 자랑했던 사자에상은 이번달 들어서면서 16% 대로 하락하였습니다.
이것도 역시 경기회복의 반증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때 최고시청률 39.4%까지 기록했던(역대2위로 1위는 마루코는 9살)
 과거의 영광은 이미 30년 전의 저편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겠지요... 
  

추가설명

1. 흔히들 '사자에상을 이겼다' 라는 주제로 몇몇 작품을 언급하시기도 하는데, 40년 간 방영된 실적을 토대로 비교한다면 그 수치는 상당히 미미한 것입니다. 거의 부동의 1위라고 해도 손색없을 듯.

2. 최근에 방영된 작품 중에서 사자에상을 누르고 시청률 1위를 달성한 것은 금요일 특집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VS 루팡3세' 입니다. 루팡3세 마지막편은 역대 최고시청률 10위 안에 들었던 작품이기도 하지요.

3. 시청률 만년 2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마루코는 아홉살(치비 마루코쨩)' 이며 같은 방송사의 일요일 오후 6시에 방영됩니다. 사자에상은 바로 이 작품이 끝난 뒤에 방영되지요. 흑역사이지만 이 작품은 국내에 방영되었다가 처참한 인기로 외면당한 적이 있습니다.

4. 아침 시간대 애니메이션의 1인자는 원피스. 9%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하지만 만화책에 비해서는 저렴한 평가라고 할 수 있지요. 아침 시간대 작품의 2인자는 '게게의 귀테랑' 이지만 지난 달 종영되었습니다.

5. 사자에상과 견주어 '도라에몽' 과 '짱구' 를 예로 든 경우가 많기는 한데, 도라에몽의 경우 새 시리즈가 나오면서부터 2계단 정도 순위가 내려갔습니다. 원인은 성우진의 교체라고...

6. 프리큐어 시리즈와 포켓몬스터DP는 꾸준히 10위권 내 랭크되어 있습니다. 작품이 재미있어서기도 하지만 '건담00' 나 '디지몬' 같은 경쟁작들이 없어졌으니 앞으로 계속 유지될 것입니다...

7. '도대체 사자에상이 뭐길래...보고싶다' 라고 하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 1편을 링크해 놓았습니다. 초반의 사자에상은 이처럼 슬랩스틱이 주를 이루는 작품이지만 현재에서는 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내용이 전개됩니다. 참고로 사자에상의 캐릭터들은 해산물에서 이름을 따 온 경우가 많습니다.(예를 들어서 사자에상의 여동생 이름은 미역이라는 뜻의 '와카메') 이유는 작가가 구상 당시 해변가를 걸어다니면서 소재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풍신 2009/04/12 20:36 # 답글

    하긴 경기가 침체되면, 볼게 TV라는 것은 사실일지도...
  • 쓰레기청소부 2009/04/12 23:37 #

    아직도 인터넷보다는 텔레비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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