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철가방 사내의 슬픔 4

철가방을 든 사내가 한 대저택 앞에서 주춤거리고 있었다. 그 사내는 중국음식점 배달원으로 마침 빈 그릇을 수거하기 위해 그 집을 방문한 것이었다. 역시나 예상대로 수 십만원어치의 고급 중국음식들은 드문드문 남겨진채로 집 밖으로 버려지다시피 내팽겨 졌다. 남긴 양만 따져봐도 자신의 3일치 봉급은 족히 되어보였다. 굳은 표정으로 음식들과 그릇을 처리하려던 사내는 우뢰와 같은 수레바퀴 소리를 듣고서는 잠시 신경이 쓰인 듯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시선을 기울였다.

흠...짭짭짭 이거 참 맛있구만. 이렇게 고마울 데가~

그 수레바퀴소리의 장본인은 최노인이었다. 최노인은 행복한 표정으로 먹다 남긴 탕수육과 깐풍기를 손에 집어들고서 음미하기 시작하였다.

할아버지! 안돼요. 먹지 말아요!

최노인은 의아했다.

그거...내가 못 가진게 서러운 마음에 그만 배달할 때 랩을 벗기고 침을 잔뜩 뱉어놨던 거란 말이예요. 아무리 그래도 제 침이 섞인 음식을 먹게 할 순 없죠.

최노인은 달관한 듯 탕수육을 마저 삼킨 채 그 사내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입을 열었다.

자네를 보니 마치 내 젊은 시절의 모습을 보는 듯 하군 그래. 뭐 어때 침 쯤이야...괜히 비싼 척 하면 이런 고급음식도 먹을 수 없는 법이지. 게다가 자네는 쓸데없는 짓을 했어. 어차피 이런 음식들은 이런 집 사람들에겐 싸구려 음식 쯤으로 보일텐데 말이야. 이걸 이 집 사람들이 먹을까나?  

사내는 어의가 없다는 듯 최노인을 향해 되묻기 시작했다.

그럼 누가 먹어요? 무슨 개밥도 아니고 누가 이런 걸 안먹고 있냐구요.

최노인은 대답했다.

으음...글쎄 분명 적어도 이 집사람들은 아냐...그러고 보니 아까...

이윽고 사내는 대저택 문틈 사이로 충격적인 광경을 보게 되었다.


여기서 문제 - 과연 사내는 무슨 장면을 보았을까요?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세뇌 2009/06/27 08:04 # 답글

    설마 키우는 개가 먹었다던가
  • 쓰레기청소부 2009/06/28 18:29 #

    음...일단 개밥은 아닙니다. 흐흠.
  • 풍신 2009/06/27 09:37 # 답글

    개밥도 아니고...라고 사내가 말한 것을 믿어보면...정원사, 집사 등등의 사용인들이라던지...
  • 쓰레기청소부 2009/06/28 18:33 #

    그럴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제가 정원사나 집사라면 눈치 보여서 왠지 못 시켜 먹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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