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목적없는 보이스피싱에 세 번이나 당했습니다. 7

 살아오면서 고의적 장난전화나 욕설전화, 그리고 잘못 결려온 전화는 받기 쉬워도 이처럼 근 몇 달만에 3번이나 전화로 낚인 것은 분명 흔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군 전역 후 한 달에 한 번 꼴이로군요. 다행히도 허위사실 진술과을 내세워 돈을 입금시키라는 식의 '보이스 피싱' 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제 개인정보를 알아내고 이런 식의 장난 아닌 장난을 치는 것인지 신기할 정도로 유쾌하고도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여러분께 그저 그런식의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을 만한 경험담으로서 세 가지 에피소드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 

우연히 제가 낮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비록 어머니께서 대신 받기는 했지만 통화 내용은 똑똑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용인 즉슨 'XX신문사인데 다음주 주 토요일날 그 신문사쪽 계열의 스포츠 신문에다 당신 블로그의 포스팅글을 개제하고 싶으니 허락을 해 주시겠냐는 것' 입니다. 당연히 저희 어머니는 예라고 대답했고, 잠에서 깨어난 저는 영문도 모른채 이 이야기를 듣게 된 셈이었죠.

결과 : 그 기자가 말한 해당 날짜의 해당 스포츠 신문을 모조리 뒤져보았는데도 불구하고 제 글은 없었으며 생각해보니 이런 스포츠신문에 블로거의 글을 올릴만한 공간이 있을 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결국 '속았다' 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하기사 유명하지도 않은 제 블로그의 글이 신문에 노출될리도 없을 뿐더러 제 글을 신문에 올리겠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최소한 해당 포스팅에 답글이라도 달아 놓았겠지요. 하지만 도대체 그 사나이는 왜 자신을 기자라 사칭하며 그런 낚시전화를 걸었을까요? 딱히 제 개인정보와 같은 중요한 정보들을 물어보지도 않았다는데 말입니다.

 제 글이 신문에 실린다는 말을 최초로 듣게 된 어머니께서는 동네방네 친척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리며 '우리 지호가 홈페이지를 운영한다는데 역시 가치있는 일을 하게 되니 장하고 기쁘다' 라는 말을 시종일관 하시며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낚시로 판명되자 이후로 저는 '쓸데없이 블로그에 글을 써댄다는 이유' 로 부모님께 매우 혼나고 말았죠. 



두 번째 에피소드

 아침에 잠시 쉬었다 잠을 청하려는 도중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직접 받게 되었죠. 통화 내용은 바로 이렇습니다. XX생명인데 이번에 제가 네이트온에서 매일 실시되었던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는 것입니다. 네이트온 이벤트라면 네이트온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팝업창으로 뜨는 이벤트를 말하는 것이겠죠. 저는 기쁜 마음에 뭐가 당첨되었냐고 물었더니 무료 문자 100건을 보낼 수 있는 상품권이라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언젠가 무료문자 이용권 이벤트에 응모했던 기억이 있었으므로 일단 그 여직원의 말에 이 소식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말았습니다.

 더군다나 추가로 무료 영화티켓 2장을 저희집 주소로 보내준다는 것입니다. 평생 돈 주고 영화관 구경 한 번 못해본 저로서는 당연히 그 영화티켓 수령여부를 수락하였고, 더불어 방금 말했던 그 무료문자 이용권은 제 이메일 주소로 보내준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제 네이트 이메일 주소까지 이미 알고 있더군요.

결과 : 일단 제 이메일로 무료문자 이용권 따위는 전혀 오지 않았고 일 주일 이내에 도착한다던 영화표 역시 저희 집에 발송되지도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 통화 마지막즈음에 제게 '혹시 보험 들 생각 없냐' 라고 그 여직원이 물어보았던 것으로 보아 아마 보험을 들으라는 낚시성 전화가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여직원의 말에 저는 당연히 휴학생이라 수입이 없다라는 말을 해 버렸고 곧바로 그 분도 수긍한 채 더 이상 보험에 관한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보험을 들게 하라는 의도였다면 그냥 바로 보험에 들라는 식의 말을 하면 되지 않았을까요?



세 번째 에피소드

 부재중 전화가 세 통이나 왔습니다. 그 사실을 확인하기가 무섭게 곧바로 그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가 오게 되었습니다. 딱딱한 어투의 여직원은 자신을 우체국 직원이라고 소개하면서 최근에 제게 온 소포가 세 번이나 반송되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게 무엇인지 물어보았고, 이는 '어느 은행사 카드' 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편이 발송되었던 시기는 제가 군대에 있었던 시기로 카드를 개설할 리도 없고 개설한 적도 없는 저로서는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그 여직원에게 사실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그 여직원은 최근 타인의 명의와 개인정보를 도용하여 불법으로 카드를 개설하는 사례가 있다며 곧바로 경찰청에 신고해 드려도 괜찮겠냐는 말을 하였습니다. 저는 잠시 머뭇거리다 그렇게 해달라고 말했죠. 물론 카드를 불법으로 개설했다면 수령시 본인임을 입증하지 않으면 받을수도 없을테지만 말이죠. 혹시나 해서 말입니다.

 몇 분 후 바로 경찰서의 형사라고 하며 전화가 왔습니다. 아마도 제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는 은행직원의 소행으로 보인다면서 혹시 보유한 통장이 있냐, 있다면 얼마쯤 들어있냐, 어느 은행과 주로 거래하냐라는 식의 질문을 하길래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어차피 제 통장에는 돈이 거의 들어있지도 않은데 말이죠. 

결과 : 어머니께 이 말을 전하자 어머니도 놀라셨던 듯 사실을 재차 확인하기 위해서 방금 전화왔던 경철서라는 곳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만, 없는 번호라는 메시지가 나왔더랍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혹시 형사를 사칭하고 제가 돈이 얼마나 많아 하고 시험해 보려던 것이었을까요? 그렇다면 조금 섬뜩하군요.

       

사실 위의 두 가지 에피소드는 듣는 사람에게 즐거운 소식을 전하는 듯 하다가 낚아버린 전형적인 예인가 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듣는 순간 정말 기분이 좋았지만 막상 속았다는 것을 깨달았을때에는 '하긴 나 같은 놈이...' 라며 도리어 심히 우울해 졌다고나 할까요. 여하튼 요새 사회 전반적으로 '보이스 피싱' 이 활개를 치는 추세라고들 하니 굳이 '가족 중 누가 사고를 당했다' 혹은 '법원인데 소송에 걸리고 싶지 않으면 돈을 입금하라' 라는 식의 뻔한 유형의 전화가 아니더라도 여러분들 꼼꼼히 의심해 보시길 바랍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영원제타 2009/06/28 23:35 # 답글

    뭔가 전혀 이익이 없는 것 같은 보이스 피싱이라서 더 무섭군요.
  • 쓰레기청소부 2009/06/30 02:30 #

    예, 그래서 더 무서운 것 같습니다.
  • Sick Boy 2009/06/29 00:17 # 답글

    마지막 일화가 섬뜩하네요. 통장이나 보유 금액을 ㅎㄷㄷ 저는 검찰청에 출두하라고 해서 엄청 쫄았던 적이 있어요.
  • 쓰레기청소부 2009/06/30 02:31 #

    이런 보이스피싱 원인처는 주로 지사를 중국과 같은 해외에 두고 있다더군요. 사람들 나레이션도 딱딱하고 마치 쓰여진 글을 책 읽듯이 읽는 그런 느낌...
  • mk 2009/06/30 07:00 # 답글

    요즘은 군에도 보이스피싱이 오더군요
    전역한 후에도 몇번 받았는데, 정말 나레이션이 딱딱한 발음이더군요. 특히나 우체국 아가씨 목소리는..

    보이스피싱 경험담 나눠주신거 잘 숙지하고 있어야겠습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06/30 22:13 #

    혹시나 무슨 피해가 돌아갈 지 모르는 일입니다. 조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 ELK 2009/08/20 16:39 # 삭제 답글

    보험 저거는1인 가입시키면 아마 수당이 몇달간 나올겁니다. 그러니 사비좀 들인다고 해도 손해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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