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나는 언제나 듣보잡 신세...그것은 나의 운명. 4


 여러분들 학창시절이나 직장에서나 흔히 접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왠지 모르게 존재감이 없는 사람' 이라는 형태로 불리우는 사람으로서 그리 딱히 특출날 것도 없는 능력치에 그저 그런 외모를 가진데다가 말 그대로 옆에 있던 없든 결국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로 느껴지는 사람의 유형을 말하는 것입니다. 좀 심한 케이스이긴 해도 비유를 들자면 절망선생의 '우스이 카케루' 녀석과 비슷한 유형이라고나 할까요. 바로 제가 그렇습니다.

 이런 저의 특징 때문에 학창시절에는 조금 곤란한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선생님이 스탬프를 들고 학생들 자리로 찾아가 숙제를 해 온 학생들의 노트에 도장을 찍어 줄 때 선생님은 저만 못보셨는지 스탬프를 찍어 주시지 않았던 경우가 있습니다. 프린트를 나누어 주는 경우도 마찬가지였죠. 제가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보지 못한 채 뒷사람에게 프린트물을 건데 준다던가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 틈에 서 있을 때에도, 그들 속을 헤쳐나갈 때에도 이러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너무나 '평범' 하고 특징이 없어 가족 중에서도 저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수 많은 사람들 틈에서 제가 살짝 몸을 낮추기만 해도 사진에는 찍히지 않습니다. 당연히 대다수의 경우 제가 나오지 않은 사실도 모르고 있지요. 

 이런 물리적인 사례가 전부는 아닙니다. 어느 집단에 가입해도 사람들은 한참에서야 제가 그 집단에 속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고 똑같은 동창인데 유독 제 이름과 특징(기억)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람이 매우 많았습니다. 남들에게 쉽게 기억되지 않을뿐더러 기억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잊혀진다는 것이겠죠. 더군다나 인터넷에서조차도 비슷한 경우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건 참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은 군대와 같은 곳에서는 행정보급관이나 중대장의 눈을 피해갈 수 있는 매우 좋은 일이지만 불행하게도 군대에서만큼은 오히려 이런 경험을 할래야 할 수 없더군요.  


 결국 제가 스스로 '평범하다' 라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는 '키보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에 따라 천재 혹은 신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곳에서마저 자신을 과도하게 꾸미고 겉멋만 내세우려 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몇몇 친구들은(사실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이런 제 이야기를 듣고 이러한 말을 하게 됩니다. '네 외모가 너무 평범해서 그런 것 아냐? 좀 꾸미고 다녀~!' 물론 외모를 가꾸는 것도 중요하긴 하겠지만 키가 보통이고 인상이 소박하다고 해서 남의 눈에 띄지 말라는 법은 없겠지요. 물론 매사에 적극성이 부족한 성격에 문제가 있는 탓일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로는 분명 태생적인 뭔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말이죠.

 요새 '듣보잡' 이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명칭만 뒤늦게 나왔을 뿐이지 현실 속의 인간 유형으로서라면 바로 저 같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슬픈 이야기이긴 하지만 비록 국가 차원에서 저 같은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인구상으로' 상당히 크겠지만 결국 국가에게 있어 저는 세금징수의 대상이 되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듣보잡' 이니까요.

 이런 연유로 사실 오래전부터 제가 부러워 했던 대상 중 하나란 바로 '어딜 가나 인기를 얻는 사람' 이었습니다. 별다른 액션이나 말썽을 일으키지 않아도 왠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호감을 얻고 먼저 친구신청을 받는 사람, 그리고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유행어처럼 번지고 사람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야말로 저로서는 부러울 따름이었지요. 

 물론 지금 제 작은 고민은 제가 그저 '평범' 한 사람이라는 이유 뿐만이 아닙니다. 대학에 입학 했을 때에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무리' 를 이루어 같이 행동하고는 하는데, 저는 무슨 일인지 몰라도 이러한 것조차 하지 못하게 되더군요. 이 뿐만이 아니라 이후에 알게 된 여러가지 속성의 다른 집단에서도 말이죠. 분명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인데 왜 저는 계속 혼자일까요?



 이러다간 듣보잡+병풍 캐릭터 = 삭제 라는 극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까 두렵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오리지날U 2009/07/06 09:38 # 답글

    어이쿠- 이거 진지한 글이군요 'ㅅ' 웃긴 얘기하면 안 될 것 같고; 음..
    일본식으로 말하자면 '다음 번엔 힘내줘~' 쯤 되려나요ㅎ 대체 그노무 힘은 뭘 그리 시도 때도 없이 내라는 건지..;
    암튼 ! 노력과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스스로를 바꾸려면요 ^^ 제가 응원하겠습니다. 정 뭣하면 술 한 잔 사드릴 수도 있고.
  • 쓰레기청소부 2009/07/07 02:51 #

    오히려 유쾌한 답글이 달리길 바랬는데 아니군요. 여하튼 이렇게라도 응원하시는 분이 있다니 생각외로 깜짝 놀랍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으음...내년에는 사람들에게 좀 더 다른 인상을 보여야 하겠군요
  • 2009/07/06 19: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07/07 02:53 #

    오옷..이렇게 날카로운 지적을...잘 알아 듣겠습니다. 사실 인기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이야 많겠죠. 문제는 그것을 저도 볼 수 있느냐는 것인데...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공부하고 더 관심을 쌓는 방향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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