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다시봐도 재미있는 한국애니메이션 29

독고탁 시리즈

 일본에 거인의 별이 있다면 한국에는 독고탁이...물론 탁이는 스파이크날을 갈아 상대에게 스핀어택을 먹이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워낙 원작이 훌륭했던 덕에 다시봐도 별로 질릴 것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원작만화를 보지 못해서 그런지 중강중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지만 TV판 야구애니메이션인 '떠돌이 까치' 이전에 나온 명작이라는 점이 더욱 더 뇌리에 남아 있게 되었죠. 

 지금 보았을 때 약간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있을지언정 그것은 오랜 세월의 묘미라고 쳐 두고, 사실 이 작품이 개봉된 80년 대 중후반만 하더라도 여전히 흑역사급의 애니메이션이 활개를 치던 한국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만한 애니메이션이 나와준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머털도사 시리즈(1989년)

 
얼마 전만해도 명절만 되면 지겨울 정도로 방영해 주었던 TV 시리즈였습니다만 신기하게도 매번 재미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사실 '머털도사와 108요괴' 편에서의 황당한 급속전개는 작품의 시간관계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할 지라도 원작의 묘미를 잘 살리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쉬웠긴 하지만 처음 머털도사 초기의 시리즈를 보았을 때의 놀라움과 가슴졸임은 이루 말 할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사부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머리가 뽑히고 노동자 신세로 전락해 버린 중반부의 급반전은 지금 봐도 가히 충격적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마지막에 머털이가 직접 숙적들을 하나하나 처단하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어쨌든 이번 명절을 기다려 봅니다.


날아라 슈퍼보드 1기(1990년)

방영당시 기록한 시청률은 역대 1위로 알려져 있던 전설적인 작품. 요즘 아이들은 이 작품을 알기나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힘만 믿고 나대는 손오공보다는 '창문을 열어다오~ ' 라며 보기만 해도 속이 니글거리는 가창력의 소유자 이시자, 최신형 고강도의 벤츠카를 끌고 다니시는 삼장법사님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1~3기 까지는 상당히 많은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긴 하나 개인적으로는 1기만 인정하고 싶습니다. 2기부터는 시대가 너무 동떨어져 만화연재당시 먼저 이를 접하고 나서는 충격과 함께 '이게뭐야' 라는 배신감마저 가지게 되었죠. 아무래도 스토리 상으로는 1기가 가장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지 않았나 싶군요.  


꼬비꼬비 시리즈(1997년)

적어도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도깨비들이 출연했다는 것에서 절반 이상의 성공을 보여준 놀라운 작품입니다. 사실 한국인의 인식으로 깔려있는 도깨비란 이미지는 일본의 것과 유사한 점이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정말 재미있고 개성만점인 캐릭터들이 나온다는 것이 매력 아닐까 싶습니다. 깨진사발. 망태기, 꼬다논 보릿자루 등 쉽게 연상되지 못할 법한 도구들이 도깨비로 변한다는 설정과 팥죽을 싫어하는 도깨비들의 약점이나 꼬비꼬비와 인간과의 퓨전(?)과 같은 억지스러운 설정 역시 작품 속에서는 무리없이 보여주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도 이 작품을 자주 감상하고는 하는데. 편수는 TV 스페셜을 제외하면 2쿨 정도이지만 무리하게 작화에 신경을 쓰려하거나 억지로 말도 안되는 말장난을 하려하는 최근의 한국 애니메이션(최근이라 하기에도 먼 이야기지만)에게는 분명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막상 한국 애니메이션을 회상해 보면 흙꼭두장군이나 햇살나무와 같이 짧은 러닝타임 안에 감동스러운 소재를 다루었던 작품들부터 최근의 일지매와 같은 장편 TV 시리즈까지 하나하나 떠오르는 하는데, 이러한 와중에도 '그래도 우리나라에는 볼만한 작품이 꽤 있구나' 라는 생각을 종종 해 봅니다. 흔히들 작화기술만 있을 뿐 시나리오와 소재가 취약하다는 국내 애니메이션의 단점을 지적하긴 하나 돌이켜 보면 정말 재미 없는 작품만 있었던 것도 아니라는 것이죠.

 문제는 꼬비꼬비 이후 제 기억속에 '추억의 명작 한국 만화영화' 라는 리스트에 올려 놓을만한 작품이 단 한 편도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 매우 씁쓸하기만 하다는 것이죠. 지난 10여 년 이상의 세월동안 과연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업계는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해 본다면 참...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원래부터 2009/11/03 08:16 # 답글

    시리즈는 아니지만 저의 경우 '원더키디'는 지금봐도 저로써는 재미있습니다.
  • 원래부터 2009/11/03 08:16 #

    아.. 참고로 여담입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49 #

    원더키드 역시 TV시리즈라고는 할 수 있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인상깊게 본 작품은 아니었지만 한때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 작품이라고도 하더군요
  • 광대 2009/11/03 08:43 # 답글

    오 전부다 어렸을적 봐왔던 -ㅁ- 저는 백구가 생각이 나네요 ㅎㅎ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0 #

    하얀마음 백구 역시 재미 있었지만 제가 뽑은 것들에 비한다면 무언가를 확실히 잡아끄는 결정적 매력이 부족했다고나 할까요. 동물이 주연인 작품이라서 그런지...
  • 매모리 2009/11/03 09:18 # 답글

    완벽한 제작에 비해서 일본애니에 밀려서 사라져 버린 한국애니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1 #

    사실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해 뭐라 해도 정말 재미가 있었던 작품도 있었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훌륭한 원작만화가 바탕이 된 케이스인데, 문제는 이러한 풍토를 계속해서 엮어주지 못했다는 것이겠죠
  • 백두무궁 2009/11/03 09:45 # 삭제 답글

    한라삼천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2 #

    한라삼천 백두무궁~이래야 자유자재로 분리합체를 할 수 있지요~
  • 무희 2009/11/03 10:31 # 답글

    저는 머털도사 시리즈 중에는 본격배틀물(?)로 변모한 108요괴편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또매편은 머털이가 너무 대현자 클래스로 각성한 탓인지 재미가 덜하더군요.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3 #

    또매편은 나름 머털도사의 다른 면을 부각시킨터라 새로웠는데...재미로서의 매력 자체는 좀 늘어진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108요괴편은 마지막에 내기를 좋아하는 요괴에 의해 급진전 되는 발상도 괜찮긴 했습니다. 극의 최후가 좀 불안정 해서 그렇지...
  • sdas 2009/11/03 12:13 # 삭제 답글

    우와 님도 정상적인 글을 쓸데가 있군요. 박수 짝짝짝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3 #

    감사합니다. 그나마 한 가지라도 정상적인 면이 있다니 다행이군요
  • meercat 2009/11/03 12:18 # 답글

    배추도사 무도사 나오는 옛날 옛적에.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작화퀄리티가 장난 아니었죠.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4 #

    사실 기억이라는 것이 변질되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보면 다소 불안한 수준이죠. 저는 내용을 더 추천하는 바입니다.
  • 2009/11/03 13: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5 #

    제가 기본적인 정보를 놓쳤군요. 죄송합니다. 이 작품이 처음 나올때 본 것이 아니라 그런지 줄곧 극장판 재탕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 젠카 2009/11/03 13:36 # 답글

    생각해보면 80년대생들은 지금 대학생이 되어가는(?) 90년대생들에 비해서 풍족한 애니메이션 환경 속에서 자란 것 같아요. 요즘은 거의 상업적 일본 애니 투성이라지만, 옛날엔 한국과 미국, 일본 애니들을 골고루 보고 자랐지요. 한국애니의 미래를 책임지고 어쩌구 하면서 보지 않아도 그냥 재미있게 봤으니까요. 예로 드신 작품 이외에 배추도사 무도사 나오는 <옛날 옛적에>와 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좋아하는(DVD나오면 살 예정인) <달려라 하니>가 기억에 남네요.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6 #

    달려라 하니의 작가분이 EBS에서 만화 그리기 강좌를 했던 때가 그립군요. 사실 그동안 국내 애니메이션은 무리하게 오리지널 스토리를 쓰려 했거나 투자자금 유치의 실패 등으로 발전을 거의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죠
  • 時作 2009/11/03 13:49 # 답글

    머털도사 정말 굉장했었죠. 아직까지도 왕질악의 꼬임에 넘어가 실력발휘 한번 하려다가 스승님 초상나고 삭발크리에 머슴신세가 되는 머털이의 모습은 잊혀지지를 않습니다. 스승님 손녀인지 딸이었는지로 추정되는 여주인공도 있었던 거 같은데 걔는 머털이가 머슴되니까 덩달아 신분하락해서 왕질악 제자인지 아들내미인지 신붓감으로 보쌈당하고... 나중에 머리털 자라고 나서 뒤집긴 했지만 주인공이 그렇게 아찔하게 몰락하는 작품은 처음 봤던지라 꽤 임팩트가 컸었죠.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8 #

    일단 개인적으로 심장을 멎게 했던 것은 머털이가 시합 전날 사부님께 대들면서 자기는 그동안 배운 것이 뭐 있냐고 불평을 늘어놓는 장면이죠. '아우 그냥 확 내가 동물로 변해서!' 라고 외치니 바로 동물로 변해버리는...머털이가 최강의 도술을 이미 익히고 있었다는 얘기죠. 저는 그것을 보고 감동 받았습니다.
  • 샤린로즈 2009/11/03 19:39 # 답글

    머털도사 ~ 추억의 애니메이션이네요 108요괴는 게임도 있다죠 ㅋㅋ 슈퍼보드는 다시보고 싶은 애니중에 하나
  • 쓰레기청소부 2009/11/03 21:58 #

    머털도사 찾는 분이 좀 계시네요. 3편 밖에 안되는데 명작입니다. 시간 나시면 단행본 만화책도 보세요, 좋습니다.
  • 하마지엄마 2009/11/03 23:25 # 답글

    메텔도사쪽 스샷으로 사용된 저장면.. 분명 이겨선 안된단 사부말 안듣고 개기다가 저리 된걸로 기억하는데(게다가 옛날에 새벗이었던가? 그쪽에 김두호씨의 모 만화 연재되었을때도 메텔도사가 아닌 딴 캐릭이 저 시츄에이션을 재현한것도 봤엇습니다)
  • liminal 2009/11/06 00:44 # 답글

    흙꼭두장군.. 어렸을 때 명절전후로 자주 해줬는데.. 볼때마다 펑펑 울었었어요. 그 만화를 소설화?한 것도 있어서 누군가가 선물로 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언제부터 안해줘서.. 아쉬워요- 머털도사는 가끔 해주더라구요 후후
  • 풍신 2009/11/07 23:11 # 답글

    전 말이죠. 원작의 미니 스커트의 여성이 나오던 날아라 슈퍼보드를 원했는데, 중텡이 삼장이 나오는 것에서 충격 받았습니다.

    머털도사는 참 좋은 작품이었죠. 여러가지 의미에서 심금을 울리는 작품...게다가, 머털이는 거의 초사이어인이었다는...
  • 쓰레기청소부 2009/11/08 13:09 #

    화가나면 머리를 솟아 올리는 머털이는 초사이언 이미지와 비슷한 면이 있어서 재미있죠. 단순히 단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머털도사는 장편으로 이어지길 원했습니다.
  • 프리즘 2011/07/25 21:13 # 삭제 답글

    제가 기억에 남는 만화는 햇살나무입니다.두 자매가 외갓집에 당분간 맡겨져있는데 언덕에 햇살나무라는 나무가 말을 하지요 ^^;
    꼭 다시 보고 싶은 만화 합니다 ㅋ
  • 시미즈 2012/11/30 01:29 # 삭제 답글

    저는......펭킹라이킹이 또오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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