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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실사영화보다는 훨씬 낫다 8

 장 클로드 반담 주연의 '스트리트 파이터 영화' 를 보신 분들은 느끼셨겠지만, 만화나 게임을 실사화 한다는 것은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라는 인식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원작만화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특유의 긴장감이나 제한된 시간안에 스토리들을 면밀하게 다루는 것에 대한 문제등에 봉착되는데 실사영화는 그 특성상 더 할 수 밖에 없지요. 특히 만화도 아닌 게임이라는 원작이 존재하는 경우 제작된 것이 애니메이션이든 실사영화든 그 완성도를 장담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라는 게임을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게 된 '스트리트 파이터2 무비' 는 비슷한 시기의 실사영화와는 달리 캐릭터의 개성이나 특유의 전투씬을 다루는 데에는 비고적 성공적인 편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실사영화보다는 낫다' 라고 해야 할까요. 동네 비디오방에서 이 작품의 비디오를 빌려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주인공들의 필살기나 전투씬은 기본적인 틀에서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이라는 측면에서 기술의 임팩트는 게임상의 모습보다는 훨씬 과격하고 과다합니다. 설정은 그저 일류급 파이터들일 뿐인데 장풍이나 발차기 한 방이면 대지를 가르고 하늘을 뚫는 수준이랄까요.       





극장판 주제가 - 사랑스러움과 안타까움과 마음 든든함과(시노하라 료코)+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 오프닝  


 놀랍게도 이 작품에는 음악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제목이나 가사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작품의 분위기나 내용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사랑노래입니다. 타이업 시스템으로서 당시 코무로 테츠야와 함께 프로젝트 듀엣으로 활동하며 인기를 끌었던 시노하라 료코(핸재는 배우...)의 타이틀곡이 극장판 음악에 사용 되었는데 프로모션 비디오와 함께 이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면 왠지 모르게 묘한 감상에 빠져 들게 됩니다.    

 일단 재미로 한 번 뮤직비디오를 링크해 보았습니다. 영상에 가미된 게임 영상은 일단 제외하고, 애니메이션만 보시면 애절한 음악과 함께 켄과 류가 사이좋게 수련을 하는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근데 해맑은 미소로 류를 끌어 안는 켄의 진심은 과연 무엇일까요? 둘은 라이벌인데, 일단 음악의 애절한 분위기와 절묘하게 섞인 탓인지 마치 그 둘의 관계는 단순히 '동료를 뛰어 넘은 애정의 관계' 처럼 보입니다. 애절한 음악과 사이좋게 뒹구는 장면만 매치해 본다면 마치 연애물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군요.(무슨 연애물인지는 더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여하튼 의도치 않게 그런 식으로 편집이 되었습니다만, 이 작품 자체도 원작 팬에게 있어서는 위함감이 들 만한 요소도 다분히 있습니다. 혼자서 열심히 장풍 피해내고 그림자 잡기라는 버그도 간간히 이용하면서 힘겹게 결승까지 올라온 자 만이 불멸의 보스인 베가를 물리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는 것인데, 이 작품에서는 세뇌된 켄을 구한답시고 달려온 류가 마침내 켄을 깨워 같이 보스전을 치룬다는 엔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진리' 입니다. '다구리에는 장사가 없다' 라는 명언 말이죠. 여하튼 베가는 역대 최강의 두 전사의 합동장풍에 의해 저 하늘의 별이 되고 맙니다.(물론 진정으로 죽은 것은 아니겠지만) 게임 상에서라면 불가능할 뿐더러 초필살기 시스템이 없는 2편에서는 고작 장풍 두 방에 베가가 쓰러질 일은 없을 것입니다.(물론 그 이전에 심각하게 두들겨 맞긴 했지만요.)
 
 여하튼 비교적 만족스러운 작품입니다. 더군다나 원작 게임이 나온지 시간이 좀 지난 후에 나온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욕 먹을만한 여건도 좀 덜 갖추기도 했습니다. 놀랍게도 극장판에 사용된 이 음악 '사랑스러움과 안타까움과 마음 든든함과' 라는 곡은 오리콘 차트에서 상위권을 기록하였고 앨범 판매 역시 200만장을 기록하여 이 곡을 발표하게 된 '시노하라 료코' 는 드디어 홍백 가합전에 출장할 수 있는 영광을 쥐게 되었습니다.          


 물론 둘 다 보는 이의 관점에서는 졸작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설프게 두 손을 쭉 뻗어 힘껏 악당들의 배를 쳐내어 상대를 쓰러뜨리는 주인공을 보고


'네 워리오겐은 정말 멋졌어'


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플로렌스 2009/12/10 09:54 # 답글

    스트리트파이터 제로3에서 드라마틱 배틀 모드를 사용하게 되면 2인 플레이시 류와 켄의 협력플레이로 베가를 잡는 것이 가능했지요. 게다가 배경음악은 극장판 주제가...
  • 쓰레기청소부 2009/12/12 02:32 #

    극장판은 2편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는데 정작 스토리는...극장판 주제가는 꽤 오랫동안 스테디 셀러였다고 합니다.
  • 젠카 2009/12/10 13:15 # 답글

    스트리트 파이터 실사판 하면 국내 비디오 시리즈가 진리...(...)
  • 쓰레기청소부 2009/12/12 02:33 #

    아 그것이 있었군요.
  • blitz고양이 2009/12/10 15:03 # 답글

    당시 스파2가 나왔을 때는 중딩이었는데,
    몇달 지나지 않아 일본에서 에니메이션이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었죠. 결국 루머였습니다만.
    그때는 파이널파이트 애니도 나왔다는 소문도 함께 돌았는데요,
    원작게임이 나오고 수년이나 지나, 거의 원작에 대해 잊어갈 때 즈음에서야 저 극장판이 나온걸로 기억합니다.
    재미를 떠나서 화보집을 보고 캐릭터 디자인이나 그런 것들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 쓰레기청소부 2009/12/12 02:34 #

    애니메이션은 1994년에 나왔으니 무려 발표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후에 제작된 셈입니다. 사실 지금도 오락실 보면 스트리트 파이터2하는 분들 종종 계시니 2년정도 지나도 여전히 당시에는 명작게임 아니었을까요?
  • 풍신 2009/12/14 18:42 # 답글

    분명 제 기억엔 잠잘 준비를 하다가 가면의 변태한테 습격당해, 셔츠 한장+브래지어+팬티바람으로 발로그와 싸워, 백열각으로 벽에 몰아넣어, 벽까지 뚫어버린 장면은 진짜로 좋았습니다. 인상 깊었어요.

    다만 정정당당히 류가 베가의 다리를 붙들어 잡는 동안 켄이 용권선풍각을, 용권 선풍각에 이어 류가 승룡권을, 그에 이은 더블 파동권에 베가가 비행기에 쳐박히는 장면은 완전 개그였지만...

    사실 보컬곡은 류,켄 VS 베가에서 나왔지만, BGM판으론 춘리 VS 발로그의 씬에서도 조금 나오죠. (아마 스피닝 버드 킥 날릴 근처...) 재밋는 것은 캐미 만큼은 망작이라는 스트리트 파이터 TV판에서 훨씬 멋지게 나온다죠.

    실사판에서 볼만한 것은...딱 하나...아담스 패밀리의 아담스씨가 베가였다는 것 정도? (류와 켄이 좀도둑이라니...이런 쌈빡한 양키 센스...)
  • 쓰레기청소부 2009/12/15 00:38 #

    춘리의 액션씬 말하는 것이군요. 캐미의 디자인은 애니메이션 쪽이 더 낫다고 봅니다만 ...여하튼 길거리 싸움꾼 이미지에 맞지 않는 가공할 파워들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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