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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앞서나갔다가 잊혀진 로봇만화! 초마술 합체로보 긴가이저 14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초의 변형합체로봇인 '겟타로보' 가 등장했을 당시 사람들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전에 등장한 슈퍼 로봇과는 그 외형부터 기괴한데다 자동차 3중 추돌사고를 연상케 하는 변형 시스템은 당시로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지요. 아시다시피 이 작품 이후 일본 로봇애니메이션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변형 합체' 라는 공식이 여기저기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문제는 그게 실제로 가능한 구조냐는 것입니다. 공중에서 합체하는 것도 모자라 추진력과는 반대로 로봇 파츠가 공중에서 후진을 하는 것은 둘째치더라도 실제로 완구 제품으로 만들어 팔 수 있냐는 중요한 문제가 달려 있는 것인데, 겟타로보가 그랬듯이 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의 막연한 상상 속에서 나온 물건인지라 접히고 회전하여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보다는 무슨 형상기억합금처럼 각 부위가 멋대로 늘어나고 줄어드는 방식으로 합체를 했던 겟타로보는 '변신완구' 로 나올 수 없었습니다.(20년 후 이를 완벽재현한 게러지 킷트인 완전변형 겟타라는 제품이 나오긴 했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아직 변신합체로봇의 완벽한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던 시기인 1977년에 방영된 '초마술합체 긴가이저' 라는 작품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역사적으로 일본 변신합체의 획기적인 자리매김은 여러가지 탈 것이 단순히 각 로봇의 부위를 이루는 방식의 컴베틀러V와 볼테스V 의 탄생으로 시작되었습니다.말 그대로 완구로 재현할 수 있는 로봇이 나왔다는 것이죠. 이것은 1976년의 일이죠. 그럼 이보다 후의 시점인 1977년에 나온 이 로봇의 변신합체과정은요...일단 먼저 동영상을 보시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긴가이저 전투씬


비행기나 탱크등의 탈 것들이 로봇의 각 부위를 이루던 기본의 합체로봇들과는 달리 무려 세 대의 인간형 로봇이 합체하는군요. 전투씬에도 나와 있듯이 다급해지자 바로 합체를 해버립니다. 일단 설정 자체는 상당히 진보적이군요...근데...

 주인공 고로의 메카닉(그란 파이터)에 다른 동료 로봇들이 69자세를 이루면서 갖다 붙여지는 형식이라니 왠지모르게 기분이 나쁠 정도입니다. 일명 '덕지덕지 합체' 의 수준을 넘어서 아예 최종완성된 로봇의 외형에는 등의 군장(?) 빼고는 아무 변화가 없는 성의없는 디자인 입니다. 자랑스럽게도 톱들고 칼들고 달려드는 모션도 우스울 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커다란 기대를 저버리는 단순한 리액션이 일품입니다 그려. 더군다나 합체했는데 커지지도 않습니다...


2009년 여름에 발매되었다고 알려진 긴가이저 완구.(초상 스맷쉬 박스)


 본 작품의 기본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사고로 죽을 뻔한 아이들을 어떤 초능력(마술)노인이 구해주고 이들에게 전사로서의 능력을 가르칩니다. 마치 후뢰시맨처럼 세월이 흘러 이들은 마술로 움직이는 로봇인 긴가이저 3형제를 이끌고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것입니다. 물론 평소에는 생계비 유지 탓인지 서커스 비스무리한 것을 하고 다니곤 하지요.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 각각의 로봇들 역시 비행기나 트레일러로 변형한다는 것입니다. 주인공 고로가 타는 가면 무도회 스타일의 마스크를 가진 로봇(그란 파이터...)은 평소에는 트레일러 형태로 대기하고 있으며 나머지 로봇들은 UFO형태의 비행기로 변형한다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각 탈 것이 로봇으로 변형하는데다 그 로봇들 역시 합체하여 하나의 거대로봇(그러나 신장에는 별 차이가 없는,.,)을 이룬다는 놀라운 발상의 개념을 도입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로봇은 이후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에서야 제대로 그 실체가 등장하게 됩니다.(데바스데이터라고 아시는지...)

 
 
 하지만...이들의 변형 역시 매우 원초적입니다. 팔을 뒤로 접고 머리를 앞으로 죽 내밀고는 이상한 껍데기로 외장을 덮어 완성되는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주인공의 메카닉인 그런 파이터(맨 상단)의 경우 설정상 로봇의 머리가 멀쩡히 트레일러 기수에 박혀 있는 괴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뭐든지 시작은 어설프기 마련인 것! 본 작품은 당시로서는 선구적인 설정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없었는지 고작 2쿨(26화)로 막을 내리고야 말았습니다. 허나 이 작품을 제작했던 아시 프로덕션(현 프로덕션 리드)은 1976년에 제작한 '블록커 군단 머신 블래스터' 를 기반으로 이후 발디오스, 특장기병 돌박, 단쿠가, 머신로보 바이칸, 소년기사 라무, 마크로스7, 비스트 워즈 2와 같은 걸출한 작품을 잇달아 내놓게 되었습니다.
 
 사실 본 작품은 국내에 소개된 적도 없을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그리 많이 알려진 작품은 아닙니다. 다만 DVD발매와 35000 엔이라는 살인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로봇 피규어 시리즈로 인해 다시금 이를 추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을 뿐이죠. 다만, 북미쪽에서는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탓인지 관련 완구를 모으는 수집가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본 로봇의 특징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면...다음과 같습니다. 


1. 각 비클이 로봇으로 변형(어딘지 어디서 많이 본 변신방식이다.)

2. 각 로봇이 하나의 거대로봇으로 합체(단, 신장에는 거의 변화 없음.)

3. 톱과 칼을 주무기로 쓰는 무자비한 형태.

4. 잉여부품이라는 개념을 정착시킴.



 써 놓고 보니 대단하군요.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풍신 2010/02/28 09:10 # 답글

    뭐랄까...대단한 합체군요. (그나저나 합체 하는데 조종석에서 점프해서 천장의 레버를 당기다니...이 센스는...)

    변신 폼은 이걸 프리드 성의 수호신 삘이 난다고 해야할지, 이게 발전해서 옵티머스가 된거구나라고 해야할지...
  • 쓰레기청소부 2010/02/28 23:18 #

    이 애니메이션 오프닝도 가킨을 패러디했다는 말도 있고, 하여튼 여러가지로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긴 합니다. 근데 저 트레일러는 지금봐도 참신한데요...
  • eigen 2010/02/28 10:18 # 답글

    합체도 그렇지만 전투도 대단하군요. 마술로 공격하는 거라든가 전기톱과 칼은 쓰지도 않고 게다가 적 로봇을 해치우는 장면은 등장도 안 하네요.

    근데 타임보칸의 인물이 등장하는 것 같은데요;;
  • 쓰레기청소부 2010/02/28 23:20 #

    저 편에서는 그렇고 실제로는 초상 스맷쉬라는 필살기를 이용해서 적을 물리칩니다. 하지만 저런 어설픈 전개로 극을 마무리짓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지요
  • 펭귄대왕 2010/02/28 11:44 # 답글

    기믹이나 발상은 그렇다치더라도 연출이나 구도, 효과, 음향같은게 어째 김청기 감독 만화에서 익숙한 느낌이로군요..
  • 쓰레기청소부 2010/02/28 23:20 #

    뭔가 좀 어색하긴 합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사 설립이후 거의 초반의 작품이긴 하니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과정에서 생긴 것일수도...
  • Nine One 2010/02/28 12:41 # 답글

    저 동영상의 악당들은 항상 동경만 부술 생각을 하고 있군요. 저러니 안 팔리는 겁니다.
  • 쓰레기청소부 2010/02/28 23:21 #

    아무래도 주인공들의 본원지가 그 근처이니...떨어지는 사람을 손으로 바로 받아버리는 무식한 발상도 이해가 안가기는 합니다만...
  • 중뒹 2010/03/01 21:18 # 삭제 답글

    저는 이 블로그에 오기전까지 몰랐습니다
    옛날에는 로봇만화가 엄청많았었구나!!!!!!!!!!!!!!!!!!!!
    파워레인저는 한낫 미니어처 였었구나!!!!!!!!!!!!!!!!!!!!!
    로봇에 UFO 조차 들어간 만화가 있었구나!!!!!!!!!!!!!!!!
    로봇들이 얼굴 빼고 전부 공통점이 많았었구나!!!!!!!!!!!(조종석의 배치와 몸체의 공통점등등)
    심슨曰 충격과 공포다 찌질이들아!!!!!!!!!!!!!!!!!!!!!!!!!!!!!!!!!!!!!!!!!!!!!!!!!!!!!!!!!!!!!!!!!!!!!!!!!!!!!!!!!!!!!!!!!!!!!!!!!!!!!!!!!!!!!!!!!!!!!!!!!!!!!!!!!!!!!!!
  • 쓰레기청소부 2010/03/02 23:29 #

    로봇의 몸통이나 관절은 곤충의 관절에서 따왔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일단 마징가나 철인이 그 트랜드를 이끌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 blitz고양이 2010/03/02 11:15 # 답글

    저도 저거 압니다. 꽤 오래전 애니인데,
    그 옛날 '로봇대백과'라는(콩콩코믹스에서 나온 것 말고 그 이전에 나온)데서 처음 봤지요.
    로봇 디자인 자체는 굉장히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로봇이야 혁신적이었지만 내용자체가 재미없었나보죠 뭐...
  • 쓰레기청소부 2010/03/02 22:13 #

    재미없었던 것은 확실한 듯 하네요...여하튼 중요한 것은 본편이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해외에서 DVD를 사야만 할 듯...
  • 호세 2010/03/02 17:41 # 삭제 답글

    톱은 좀... 무섭군요,
    그나저나 쓰레기청소부님도 치아관리 잘 하시길... (사실 요즘 치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 쓰레기청소부 2010/03/02 22:14 #

    저희 가족 대대로가 또...치아가 안좋은 편이라 저도 걱정스럽습니다. 다행히 추가적인 충치는 안 생기지만 잇몸건강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저도 조심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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