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이니셜D 차량을 CAD로 그려 보았다. 6

 1학기 기말고사 겸 프로젝트 발표로 'CAD프로그램을 이용한 모델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제는 딱히 정해진 바 없이 자유라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기계공학과 학생들 답게 차량이 가장 많은 소재로 채택 되었죠. 모두가 '날렵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스포츠카'를 하는 사이에, 저희 조는 좀 튀어보자는 의미에서 이니셜 D에 등장한 '후지와라 두부점 배달차량(스프린터 트레노 AE-86)'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흔히들 CAD하면 'AUTO CAD'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번에 사용된 프로그램은 나름 유명하나 버그가 많았던 전설의 프로그램인 'PRO-E Wild Fire 4.0' 이고, 이것을 사용하여 모델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 혼자 하는 것은 아니구요, 말씀 드렸듯이 조원들이 힘을 합쳐 각자 정해진 부품을 그린 후 나중에 조립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였습니다.

 
 제가 맡았던 부분은 자동차 디자인의 핵심인 '본체'부분 입니다.(사실 보통 사람들에게 보이는 부분은 이것 뿐이죠...) 상단의 사진에 나와 있는 것을 제가 모두 한 것입니다. 혹시나 이런 쪽 분야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말씀드리는 것인데, 이건 게임이나 3D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자동차 모델을 그리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프라모델을 구입해서 부품들 치수를 하나하나 실측한 후에 그 치수대로 그대로 3차원 모델링을 하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보다 산업적인 측면이죠. 여기에는 메커니즘이라는 요소가 존재해서 문이 열리거나 본네트가 개방되는 등의 메커니즘을 지정해 줄 수 있습니다. 

 어쨌든 나머지 바퀴나 자동차 내무 부품(시트, 핸들, 기어, 내장재, 블록, 엔진, 샤프트, 섀시, 등등)들을 힘겹게 모델링 한 후 각자 조립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생전 처음 프로젝트 하면서 이런 고생은 처음이다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갔고, 나중에 조립할 때 부품들이 서로 맞지 않아서 다시 부품 치수를 조정하는 등 온갖 짜증스런 일들 때문에 한 마디로 이 프로젝트 하면서 저는 한동안 '악마'가 되어 버렸습니다.(성격 다 버렸을 정도이니...)  

 여하튼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이니셜D 주인공 차량의 완성된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시기에는 어떤가요? 프라모델을 기반으로 한 것이므로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의 그 매끈한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더군다나 게임에서는 완전 스포츠카처럼 보이죠.) 본체에 그렇게나 시간을 투자했는데 생각외로 모양은 잘 나오지 않았고, 시간과 실력의 부족으로 인해 사실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꽃'인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렌더링을 할 때 광원의 갯수를 늘리다 보니 엔진 부분이 하얗게 보입니다만, 여하튼 본네트가 열리면서 엔진이 노출되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또한, AE-86 스프린터 모델의 특징인 '팝 업 헤드라이트'도 재현해 놓았습니다. 실제로는 저 헤드라이트도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더 많이 주어졌다면 엔진이 구동하는 메커니즘을 하려고 했지만 사실 이것도 며칠 동안 학교에서 살면서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면서 겨우 발표 직전에 완성한 것입니다. 물론 그 전부터도 계속 밤마다 작업 했구요. 저는 이것 때문에 다른 과목 기말고사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불행하게도, 다들 수고하긴 했지만 막상 다른 조원들 발표하는 것을 보게되니 우리조가 거의 제일 못한 것 같더군요. 점수는 얼마나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오랜기간 준비하고 열심히 했는데 다른 조원들에 비해서 한참 떨어졌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막상 발표를 마치고서는 한동안 우울해진 마음과 씨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나마 덕분에 CAD프로그램을 다루는 능력이 몇곱절 향상 되었고, 회사에서 CAD프로젝트를 맡아 남에게 보여준다는 간접 경험을 한 셈이니 큰 후회는 없다고 생각은 합니다. 물론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는 '크나큰 실수' 라고 판단하실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심심하신 분들을 위해 자동차가 분해조립되는 영상도 첨부하였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까악이 2010/07/03 08:08 # 답글

    이거 -_-;;; 2D 그림을 떠서 다시 2D로 그리고 그걸 다시 3D로 옮겨서 조립하는 건데....


    좆나게 짜증스러운 작업에다가 CAD라는 특성이 서로간의 치수가 엇나가면 튀어 나온다던지....

    아무튼 무에서 유를 만드는 작업중에 하나인데.... 치수라도 있으면 널널하죠 -_-;;;;
  • 쓰레기청소부 2010/07/04 16:31 #

    2d그림을 떠서 다시 2D로 그리는 작업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본체의 경우 앞, 옆 위의 형상을 담은 그림파일을 빌려와서 XYZ축에다 참조선을 긋고 면을 생성하는 작업을 한 것입니다. 여하튼 말씀하신대로 CAD 특성상 꿈수가 잘 통하지도 않을 뿐더러 치수가 없으면 정말 곤란한 작업인 건 사실입니다.
  • 시키모리 2010/07/03 12:38 # 답글

    2D그림을 3D로 만들어냈다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 쓰레기청소부 2010/07/04 16:31 #

    누구나 배우면 할 수 있지만...아무래도 프로그램을 다루는 개인의 특성이나 효율성, 그리고 시간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죠. 하루안에 개인이 뚝딱 만들어낼 수준이 아닙니다.
  • 영원제타 2010/07/04 12:21 # 답글

    무서운 분이셨군요. 저 동영상은 이제 조립라인만 만드시면 되겠습니다.(퍽)
  • 쓰레기청소부 2010/07/04 16:32 #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조립라인도 만들 수 있죠. 조립라인을 따로 그려서 배치한 후 동영상 만들면 라인에서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한 형태가 나올 테니까요. 하지만 그건 그것 나름대로 상당한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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