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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 한국사람에 대한 단상... 8

 

 주변의 수 많은 동료나 동기, 선후배들 중에서는 직업상 외국인 엔지니어들과 같이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이지만, 그들 대다수가 입을 모아서 하는 말은 바로 '한국사람만큼 성실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입니다. 그들의 경험상 평균적으로 한국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죠. 특히나 '근무시간' ...그리고 일을 처리하는 '속도', 그리고 상사의 말에 복종하는 '상명하복' 이 세가지 부분에서 한국인을 따라올 자가 없다는 얘기.

 예를들어 해외 플랜트를 설계하는 기업에 입사한 선배가 있는데, '같이 일하는 인도인 엔지니어 때문에 미치겠다.' 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한국인 엔지니어라면 1~2일이면 되는 일을 일 주일이나 걸려서 처리한다는 것이었죠. 야근을 하는 경우 아무렇지도 않게 '야근수당' 을 요구하고, '주말에 출근해라' 라고 명령하면 '주말에 쉬어야 하니 싫다' 라며 매몰차게 거절하는 센스까지...

 한국인의 마인드라면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근무태도 입니다만, 그쪽 일하는 문화가 그렇다고 하니 그 분 혼자서 끙끙 앓는 상황...


 독일 엔지니어와 같이 자동차 부품 설계업무를 한 적이 있었던 어느 지인분은 독일지사로 출장을 간 도중에 갑작스런 일정변동으로 7일 내에 처리해야 할 설계보완 업무를 5일 내로 처리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1분 1초가 급한 사항이라 독일 엔지니어들에게 '토/일요일 출근하여 같이 일하자' 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독일 엔지니어들 曰

 '왜?'

  그 분은 황당하고도 착잡한 마음을 가다듬고서는 '그렇다면 특별히 주말출근수당을 주겠다' 라며 회유를 했습니다만...역시나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았습니다...

 '돈을 준다고 해서 주말에 나온다고? 도대체 왜 그런 사고방식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국 그 독일 엔지니어들은 주말에 출근하지 않았고, 평일에도 약속한 시간 이외에는 단 한 시간도 추가로 일을 더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당겨진 일정 내에 일을 끝마치지 못했던 그 분은 한국으로 귀국한 뒤 상사에게 '무참히' 깨지고 말았고, 회사생활에서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되었죠. 


 이런 에피소드들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의 90%이상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말도안돼. 그건 한국사람을 우습게 봐서 그렇게 행동하는 거지 그 사람들이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라고.'

 'ㅋㅋㅋ 일부러 튕기는 거 아냐? 한국 같았으면 이미 짤리고도 남았는데?'

 '그런 식으로 일하면서 어떻게 독일에서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가 나오는 거지?'  
 

 처음에는 본인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금새 알게 되더군요. 한국사람들 눈에는 그들이 게으르고 불성실하고, 나태한 사람으로 비춰지지만 그것은 '한국인 특유의 일하는 문화' 속에서 길들여진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렇다고 해서 모든 외국인 엔지니어들이 야근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마시길...)  

 연중 근로시간이 OECD 국가 중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 반증을 하듯, 한국사람들은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 편에 속해요. 항상 '바쁘지 않으면 죽는다' '남들보다 늦게 퇴근하고 일찍 출근해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불합리하고 비겁한 수를 써서라도 무조건 상사의 말에 복종해야한다' 이런 조직문화가 보편화된 곳에서는 당연히 상대적으로 유럽이나 인도 엔지니어들이 게으른 것처럼 비춰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앞서 말한 외국인 엔지니어가 정상인 것입니다. 정말 회사의 생사가 갈린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주말에는 쉬고 정규 근무시간 이후에는 퇴근해야지요. 일을 더 하면 그만큼 더 받고 말이죠. 그리고 엔지니어라면 일을 절대 급하게 처리해서는 안됩니다. 한 치의 실수가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한 가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우리 눈에는 게으르다고 비춰진 그 외국인 엔지니어들이 한국인 엔지니어의 2~3배가 훨씬 넘는 봉급을 가져가는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기술력' 이죠. 지금껏 한국 사람들은 부족한 기술력을 만화하기 위해 '성실함' 을 무기로 살아왔지만 최첨단 기술이 범람하는 21세기에는 이런 것만으로는 절대 그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현실' 은 항상 제자리라는 것이겠지만...

written by쓰레기 청소부        


덧글

  • 2012/04/11 22:3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쓰레기청소부 2012/04/12 23:00 #

    우리 자신들도 그런 고리타분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여튼 걱정입니다...우리사회는...
  • 하늘색토끼 2012/04/12 18:17 # 답글

    세계에서 제일 일 열심히 하는 민족이 있다면은 한국인과 일본인이 있네요 그중에서도 사람을 개같이 부려먹는 종족이 있다면은 우리나라
  • 쓰레기청소부 2012/04/12 23:00 #

    일본인보다 우리나라가 더 심합니다. 어차피 그런 문화도 일본에서 건너온 부분도 있겠지만...
  • 도독넘 2012/04/15 00:44 # 삭제 답글

    공감가네요. 과연 누구를 위한 행복을 위해 이렇게 살아야 하는것인 지 모르겠어요. 노예가 아닌데도 노예로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것이 옳은건지. 아니 주변 사람들은 적어도 그것이 옳다고 말합니다. 자신들의 노예가 되는것이 옳지 않으면 무엇이 옳다고 우깁니다. 하하가 항상 말버릇 처럼 말하듯...미취고 환좡하겠네....ㅎㅎ
  • 쓰레기청소부 2012/04/15 20:19 #

    먹고 살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하죠...그 현실이 슬플 따름입니다...
  • 풍신 2012/04/15 11:56 # 답글

    일부러 튕기는게...아니죠. 원래 그래요. 상관과 대화하며 자기의 주장을 해서 일의 량을 조정하는 능력도 채용할 때의 기준의 하나라고 할 정도니까요. 지인한테 들었는데, 호주의 외국인을 위한 취업 세미나/영어 학교 같은데에 가면,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 스킬 연습(스케쥴, 일의 양 조절 등등) 때에, 명령하는대로 받아들이면 안되고, 토론을 해서 자기 주장을 펴는 연습에서 한국인이나 중국인은 반대하면 안된다는 식의 관념을 가진 사람이 특히 보였다고 하죠. (뭔가...)

    아, 제 동생(IT계)도 인도계 프로그래머를 싫어하더군요. 다만, 널널하다는 호주에서도, 나름 밤샘이나, 주말 근무도 하긴 하죠. (보통 때는 자택 근무 같은 것도 허용해주지만, 프레젠테이션이나, 엑스포 참가 때는 꽤 오버 워크하기도 하던데...)
  • 쓰레기청소부 2012/04/15 20:21 #

    확실히 다르군요...기업문화가...회사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가 '상관과 대화를 하려는 사람' 과 '자신이 할 수 잇는 만큼의 일을 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 ' 입니다. 한국에서는 극도로 혐오하고 없애려고 하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채용의 기준이 된다고 하니...이거 정말 혼란스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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