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먹고살기 정말 힘든 겁니까 6

 점심시간 12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자 점심을 먹기 위해 회사 구내식당에서 배식을 받고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바로 맞은편에는 정장차림새의 한 직원분이 있었는데 보아하니 이 곳 직원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업무협의 때문에 출장 온 타 업체 직원분으로 보였죠. 그 분은 상당히 급한 표정과 손놀림으로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마치 몇 끼정도 굶은 사람처럼...그것도 2~3인분은 족히 되어보이는 엄청난 양의 밥을 식판에 머리를 바짝 숙인채 정신없이 식사를 하시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까워보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그 분의 휴대전화에서 벨소리가 울리고야 말았습니다. 몇 분의 대화가 오고간 듯 보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분은 상당히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예...예...사..사장님...아닙니다. 지금 일 하고 있습니다. 예,예 알겠습니다.'

 이런 말을 큰 소리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략 추측하자면 그 '사장님' 이라는 분이 직원에게 밥도 안 먹이고 일을 시키고 있는 모양인 것 같았습니다. 그 분은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구내식당에 들러서 허겁지겁 식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고...아마도 전화 온 사장니에겐 지금 일하고 있다며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겠죠.

 전화통화가 끝나자마자 식사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그 분은 몇 분 지나지 않아 황급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런 광경을 보고 있노라니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 그리고 월급쟁이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것인지 새삼스럽게 공감이 가더군요. 어차피 '먹고 살려고 하는 짓' 인데, 밥도 못 먹고 눈치 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요. 당시의 저는 나름 여유롭게 밥을 먹고 있었지만 '상사' 가 한 번 빡이 돌기 시작하면 저도 방금 전의 그 직원 신세가 되는 것이겠죠. 실제로도 몇 번 그랬구요. 

 지금도 그 직원분의 모습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속으로는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 났을지 충분이 짐작이 가고 말이죠...정말 먹고 살기 힘든 것 같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2012/04/20 00: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쓰레기청소부 2012/04/21 14:01 #

    밥먹을 때 갈구는 건 매우 전통적이면서도 널리 쓰이는 수법이죠. 제가 봐도 화가 날 지경이네요. 힘내세요!
  • 아르젤 2012/04/20 00:47 # 답글

    밥먹는것도 일이거늘 ㅠㅠ
  • [박군] 2012/04/20 20:36 # 답글

    에효;... ;...;...;... 정말 짧은 글인데도 좀 답답하기는 한데,

    대한민국 사회다뵈니 답이 없다는게 더 답답하게 느껴지네요;...
  • 2012/04/24 03: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5/11 23:21 # 삭제 답글

    아 이 글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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