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출근길에 호감가는 이성을 보았을 때... 33

  얼마 전부터 출근길에 한 여성분이 눈에 띄더군요. 처음 본 이후부터는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빼어난 미인이라든가 화려한 몸매의 소유자는 아니고, 그냥 평범한 스타일(로 추정되는)의 여성 분이었는데 뭐랄까...어느 순간부터는 뭔가 호감이 갔다고나 할까요. 변태처럼 그녀의 몸이나 얼굴을 구석구석 살펴본 것은 아니었지만 딱 봐도 성실해 보이는 인상에 옷이나 신발 같은 것에 큰 돈을 들이지 않는 수수하고 검소한 타입인 것 같았습니다. 진한 화장에 지나체게 화려한 의상으로 도배한 다른 여성 직원들 사이에서라면 분명 눈에 띄는 인상이었습니다. 그것이 이유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겠고, 딱히 이유는 설명할 길 없이 그냥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그렇다고 음탕한 눈길을 준 건 아닙니다.)

 그 여성분의 정체는 인턴사원인 것 같더군요. 인턴쉽 기간인데다 아무래도 본인의 집과 가까운 거리에서 살다보니 출근길에 매일 마주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인턴사원이니 당연히 주변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겠지만 나름 신경써서 아침 이른시간에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모양인 것 같았습니다.

 일전에 어느 회사 동료분에게 '출근버스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성격 좋으신 그 분은 드디어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맞은 것 같아 기쁘다며 '누구냐? 내가 잘 될 수 있도록 팁을 알려주겠다' 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어했지만, 저는 '진짜로 그런 여성을 봐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다' 라며 극구 부인을 하였습니다. 사람들 참 눈치하난 끝내주더군요. 그로부터 며칠 동안 '뭔가 있다. 사실대로 말해라' 라며 저를 추궁하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여기서 대단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이 끝이었습니다. 그 여성분에게 남자친구가 있는가의 여부를 떠나 살다보면 흔히 겪을 수 있는 일에 제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한동안 그녀와 계속 마주치겠지만 어차피 인턴십 기간이 끝나면 자연스레 그 여성분을 볼 일도 없을 것이고, 먹고 살기도 어려운 세상에 그런 것에 '고민 에너지' 를 쏟아부을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처지도 아니니 말이죠. 안타깝지만 그것이 현실이었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셔먼 2012/08/02 15:13 # 답글

    안타까운 현실이군요. ㅠㅜ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06 #

    아...뭐 그렇죠.
  • 비로그인 엘지팬 2012/08/02 15:36 # 삭제 답글

    왜 아무것도 안해보고 끝내요?맘에 들면 고민에너지 운운 하실 필요없이 그 여성분께 말걸어보고 그러면 되는거죠.그게 뭐 어렵나요?아.물론 그 여성분이 뺀찌 놓을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구 뭔 큰 피해를 입는것두 아니고 들이대봐서 안되는게 그냥 안되는것보단 낫자나요.어차피 확률은 반반이니 낙관적으로 생각해보고 과감하게.남자답게 의지를 가지고 말걸어보세요.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24 #

    오히려 이런 때야말로 가장 망설여 지는 시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그 여성분은 제 앞에서 사라져 줄 것이고, 먼저 고백한다고 해서 뭔가 도리어 서로에게 화를 끼칠 수도 있을테니...
  • 아프리콧 2012/08/02 18:06 # 답글

    말한번 걸어보시지ㅠㅠㅎㅎ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07 #

    이...이것도 의지의 차이인가요...
  • ENGINE 2012/08/02 18:37 # 답글

    말 걸어보세요!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22 #

    근데 사실...그나마 다행인 건 미치도록 호감이 간다거나 하는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언젠가는 잊혀 지겠죠
  • 소드피시 2012/08/02 18:53 # 답글

    정말로 말 걸어보세요. 거절을 받아도 아무일 없는걸요.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08 #

    오히려 그 다음 퇴근길에 마주쳤을 때에는 매우 불편해 지지 않을까요
  • 소드피시 2012/08/05 11:09 #

    한번 해보면 의외로 쉽습니다. 거절 먹어도 당황하지 않고 미무리 멘트까지 여유있게 하는 것이 포인트. 나중에 서먹해질까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은 서먹할 거리도 없이 서로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오히려 빠꾸 먹더라도 꾸준히 미소라도 짓고 목례를 건네거나 건단한 인사를 하세요. 그럼 최소한 친구라도 될겁니다.
    어차피 남남인 사이라면 말 걸어서 손해날 게 전혀 없어요. 화이팅!
  • yumemite 2012/08/02 19:05 # 답글

    자자의 버스안에서 노래가 떠오르네요...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08 #

    오랜만에 듣는 군요 쟈쟈의 버스 안에서라니...
  • 2012/08/02 19:4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8/03 03: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니은 2012/08/02 21:47 # 답글

    맘에드는이미지의 이성을 만나기는..또..
    왜이리..어려운가요..
    저라면..시도할텐데요..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09 #

    마음에 드는 이미지의 이성을 만나기는 살면서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하지만 어쩌겠습니까
  • 니은 2012/08/03 09:38 #

    뭐.. 에피소드도 안될 인연으로 그치겠네요..
    말걸지 않고서는 못배길 여인이 또 나타나길 기다릴 수 밖에요..

    더운데..기분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하고.. 웃어버리죠 뭐..ㅎㅎ
  • ㄲㄲ 2012/08/02 21:55 # 삭제 답글

    패배주의 기믹 재밌습니까? 기믹이라기엔 너무 뼛속까지 간 것 같긴 한데 뭐 그렇게 사십쇼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10 #

    험난한 세상을 살면서 반드시 승리만 한다는 보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패배'주의' 라기보다는 그냥 패배에 지친 현대인이라고 봐야...
  • 풍신 2012/08/02 22:25 # 답글

    적당히 말 걸어보세요.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잘 되길!!!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11 #

    오히려 저런 상황에서 말 걸았다 이상해지면 곤란합니다. 그 여성분이 제게 좋지 않은 감정을 느꼈다면 회사로 통보될 수도 있구요.
  • 오~~~ 2012/08/02 23:12 # 삭제 답글

    그냥 털털하게 미소지으며 인사나해보세요 긴말은 말고 그정도만요 그렇게 다가서는 방법도 있어요~~ 화이팅!!!!! +_+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11 #

    제가 인사를 하면...아마 다음부터는 그 버스를 안 탈 겁니다. 차라리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편이...
  • 오리지날U 2012/08/02 23:29 # 답글

    뭘 그렇게 겁을 먹냐.. 별 거 없다니까.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12 #

    먹고 사는 게 힘들 듯, 사람 대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설령 기적이 일어나서 그 여성분과 제가 사귄다고 해도 별로 행복할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만...
  • 함부르거 2012/08/03 00:30 # 답글

    말 한번 걸어보시지 그랬어요. 사소한 행동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이 나이 먹어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ㅠ.ㅠ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03:21 #

    맞습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렇다고 가슴 졸일 정도의 수준이 아닌, 그냥 일생에 몇 번정도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 메이밍밍 2012/08/03 13:53 # 답글

    가볍게 인사정도 하시고 아침에 자주뵙네요~ 라고 말걸어보세요^^ 그렇게 간단한 눈인사라도 자주 나누다 아침에 캔음료를 건넨다던지(1+1행사라 하나남는다 드세요~)
    안면이라도 트시면 카톡친구추가해서 연결고리를 만드시고~ 친해져 보시면 어떨지 혼자 생각해봤습니다. 네...
  • 쓰레기청소부 2012/08/03 19:10 #

    으음...역시 이건 제게 있어서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매우 힘든 부분이군요.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려다보니...
  • 2012/08/03 16: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08/03 19:1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하늘색토끼 2012/08/04 17:23 # 답글

    초등학교 짝사랑 이후로 2D만 메달리는 저로서는 부럽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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