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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AGE 마지막화 단상 - 결국 63+73=100년 전쟁... 16

 제 '건담 AGE 리뷰' 가 재미없어서 눈길조차 주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여튼 개인적으로는 한 작품의 최종화에 대한 단상을 정리하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분명 뭔가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교차하는데 마땅히 이걸 표현할 만한 방법이 없이 몇 시간 동안 고민하다 결국 몇 자 적어봅니다.

 '시드보다 까일 것인가' 를 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방영 역사였지만 어찌되었든 무사히 긴 스토리를 종결짓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드는군요. 나름 '건담' 이라는 대작 시리즈 타이틀을 걸고 방영한 작품인데 생각외로 반응이 시원치 않은 것을 보니 한 없이 씁쓸할 따름입니다.

  
 마지막화는 마지막화대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분량을 집어넣으려는 의도가 과했던 모양인지 너무 많은 사건들이 22분 여의 짧은 시간동안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화에 대한 단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젤칸트의 죽음

 1~2세대에 걸쳐 연방군을 괴롭혀온 베이간 수령인 이젤칸트는 최후의 순간에 마즈레이에 의한 질병으로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긴 세대동안 '악의 축' 핵심을 담당했던 인물이 주인공과 제대로 된 전투조차 해보지 못하고 숨을 거둔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마지막화라서 그런지 작화 퀄리티가 급상승했군요. 이젤칸트가 이토록 미남이었을 줄이야...



 비록 이젤칸트는 최후의 순간에 발을 빼고야 말았지만 스토리 진행상 전혀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건담 AGE에서는 이젤칸트의 유지를 잇는 존재로서 '제하트' 를 택한 셈이었고, 그의 엑스라운더로서의 전투력을 계승한 '제라긴스' 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켰습니다. 

 문제는 그 둘이 따로 놀았다는 것에 있죠. 제하트는 이젤칸트 만큼의 전투력이 없는 모양인지 1분 만에 사망하고(건담 레기루스 각성도 겨우겨우 해내는...), 제라긴스는...여튼 그렇습니다. 



 2. 여함장님 냉정해지다

 특유의 어리버리한 매력도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발휘되면 분위기 깬다는 것을 제작진은 잘 알고 있나 봅니다.




 3. 뭔가 뜬금없긴 하지만 평생의 원한을 거두고 진정한 구세주로 군림한 플리트 영감

 베이건에 의해 죽은 사람은 둘째치고서라도...솔직히 말해서 플리트가 베이건에 대한 무차별적인 악감정을 가지게 된 원흉은 순전히 '유린' 이라는 존재 때문이 아니었던가요?  여자 하나가 사람의 인생을 망쳐바꿔놓는 좋은 예시가 되겠습니다만, 결국 '유린' 의 환영 때문에 플리트는 갱생하게 됩니다.


 물론, 키오가 직접 몸을 던져 막지 않았다면 시간을 벌 수 없었겠지만...



 플리트의 환영 속에 등장한 유린의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버전 중에서 가장 작화 퀄리티가 뛰어나군요. 



  뭔가 '이럴 줄 알았어 그 영감 ㅋㅋ' 이라며 수긍하는 분위기? 아무래도 플리트의 마음을 돌려 놓은 것은 이미 수 십년 전에 죽은 '유린' 이라기보다는 그의 뇌내망상 때문이라고 봐야 할 듯 싶습니다. 하지만 평생동안 짊어진 괴로움과 트라우마, 그에 앞서 자신의 가족과 사랑하는 연인까지 잃게 만든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단 몇 초만에 뇌내망상 한 컷으로 사라진다는 것 자체는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만...좀 더 긴 에피소드를 두고 그의 심경변화를 풀어나갔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4. 1분 만에 끝난 최종보스전


 이젤칸트의 전투력을 이어받은 최강의 전사 '제라긴스' 가 최종화에 등장했습니다. 

 키오와 적절히 대치할 줄 알았는데, 등장하자마자 시드가 들러붙어 폭주하게 됩니다. 한꺼번에 처리하자는 심보 같은데, 결정적으로는 '어차피 키오한테는 올킬' 이라는 명목으로 키오의 강함만 부각시키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최종화 결전 답게 건담 AGE FX의 '버스트 모드' 가 제대로 발동되었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듯한 통쾌함이...



 '건담 AGE' 의 최종결전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최후의 순간에 최종보스를 쓰러뜨린 것은 주인공 '키오' 이지만 사실상 베이건 병사들과 연방군 모두가 합쳐 제라긴스를 공격했기 때문에 짧은 시간안에 보스를 잡았던 것입니다.보통 '건담' 시리즈의 최종전투를 보면 '능력좋은' 주인공 혼자만의 전투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만, 이번 '건담 AGE' 의 경우는 적과 동료 모두가 힘을 합쳐 최종보스를 쓰러뜨렸다는 것에 커다란 의미를 두어야 할 것 같군요. 



 어쨌든 1분도 안되는 짧은 타이밍에 시드와 '베이건 기어' 는 사망했습니다. 건담 FX의 최종공격을 보니 마치 용자물 마지막편에 등장하는 '최후의 필살기' 같군요. 뭔가 좀...멋있긴 한데 건담답지는 않습니다.
 


 보통 최후의 일격 후에는 건담 '기체' 가 부서지던지, 아니면 파일럿의 '정신'이 부서지던지 하는데...키오와 건담 에이지 FX는 멀쩡합니다...


 

 5. 63년+37년=100년 전쟁?

 히노 씨가 내걸었던 '100년 전쟁 역사' 는 이렇게 '63년+37년=100년 ㅋㅋㅋㅋㅋ' 으로 밝혀졌습니다. 에피소드 마지막에서는 최후의 결전 이후 37년이 흐른 시대를 간략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우주에는 잠깐의 평화가 찾아왔다' 이 말이 거슬리는군요...후속 극장판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말의 의도는 대체...



 50대 아저씨가 된 키오와 70대 노인이 된 아세무 같아 보이는군요. 시청자들의 환상을 깨지 않도록 일부러 얼굴도 블라인드 처리한 모양입니다. 아..근데 왠지 모르게 저 둘이 입은 옷을 보니 왜 이렇게 없어 보이는 걸까요...거지라도 된 모양인지...(더군다나 키오는 결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


 기동전사 건담 AGE 주제 : 결국은 플리트가 승리자   




 건담 AGE를 감상하면서 종종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중간에 몇 편 빼먹고 봤나?'

 건담 AGE의 치명적인 스토리텔링상의 문제는 바로 캐릭터와 사건의 개연성을 정의하고 설정하는데 너무나도 무성의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매 에피소드마다 전혀 개연성 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터지고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처참히 잊혀지는 사태가...한정된 편수 내에 3세대나 걸친 긴 서사시를 그려내는 것부터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감독과 각본가를 비롯한 스탭들의 역량이나 몰입도가 그만큼 부족했다는 증거겠지요. 아니면, 시청자들의 수준을 과대평가 했을지도요... 
   
 여튼 긴 시간동안 '일요일날의 기쁨' 을 선사해 주었던 '기동전사 건담 AGE' 는 막을 내리고야 말았습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반다이와 선라이즈가 또다시 새로운 컨셉의 건담 시리즈를 내는데 주저함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도끼 2012/09/24 01:49 # 답글

    그렇게 길게 끌었는데 화수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 쓰레기청소부 2012/09/26 13:12 #

    마지막편이 특히 아쉽습니다. 스페셜로 1시간 정도로 해주었으면 좋았으려만
  • 리장 2012/09/24 01:56 # 답글

    엄청난 날림진행이네요
    결국 키오와 아셈의 존재 의미는 플리트를 부각시키기
  • 쓰레기청소부 2012/09/26 13:12 #

    키오의 승리로 막을 내린 듯 하더만 결국은 동상에 새겨진 플리트의 얼굴이...
  • 건다미 2012/09/24 03:02 # 답글

    최후의 일격을 보면서 '불살키오도 제라긴스는 예외인갑다..' 했는데 어찌저찌 구해내는군요.

    1기에서 진행을 좀 빠르게 해줬으면 막판에 이렇게까지 타이트하진 않았을텐데..
  • 쓰레기청소부 2012/09/26 13:13 #

    제라긴스를 내 품안에...여튼 제라의 이후 행방도 궁금하기 하군요
  • 발사마 2012/09/24 10:23 # 답글

    사실 2세대 아셈편은 안봐도 그만인듯....
  • 쓰레기청소부 2012/09/26 13:13 #

    스토리상으로는 큰 변화를 주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3세대 중 제일 괜찮았다는 게 평이었습니다.
  • 行雲流水 2012/09/24 12:20 # 답글

    시드보다 덜 까이긴 했죠.

    근데 그 이유는 이미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아...
  • 쓰레기청소부 2012/09/26 13:13 #

    이건 정말 눈물이...
  • 플로렌스 2012/09/24 17:22 # 답글

    몇몇 괜찮은 캐릭터와 괜찮은 MS 디자인이 아깝습니다. 잘만 하면 괜찮은 작품이 될 수도 있던 것을...
    시드는 재밌게 봤고 시데는 욕하면서 봤지만 아게는 건담이니까 억지로 봤네요.
    미친 센스의 MS 데스페라도와 강요받고 있다! 만 기억에 남습니다.
  • 쓰레기청소부 2012/09/26 13:14 #

    요상한 것만 기억이 되는 것이 불행한 현실입니다...
  • 셔먼 2012/09/24 19:09 # 답글

    결국 플리트가 진 주인공이네요....
  • 쓰레기청소부 2012/09/26 13:14 #

    큰 공을 세우긴 했으나....키오나 아세무는...
  • 풍신 2012/09/25 13:29 # 답글

    애니는 안보고, 일단 게임은 해봤는데...4분이면, 딱 게임 수준이군요. OTL...진짜 그 분량 모두를 전부 한 화에 처리했단 겁니까?
  • 쓰레기청소부 2012/09/26 13:15 #

    그래서그런지 오히려 게임보다 아쉽고도 급한 전개로 진행되었다는 평이 있습니다. 이래놓고 게임이 잘 팔리길 기원하는 반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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