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임대업이 꿈일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실 11

 건물주가 되어 월세를 받아 이득을 취하는 임대업이 많은 사람들의 로망처럼 인식되는 직업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처럼 사회가 안정화되어 상위 계층으로의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에서는 이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일 것입니다.(마침 통계자료도 비슷한 성향을 보여주고 있군요.) '열심히 공부해도 부모 잘 만난 놈 하나 못 당한다' 라는 자조 섞인 표현의 주된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건물 증여' 인데, 목 좋은 건물의 한 달 임대수익은 무려 수 천만원 대에 이른다고 합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런 어마어마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건물을 소유한다는 것은 부모님으로부터의 증여나 상속 이외에는 답이 없는 것이 현실이죠.

 직업이 '임대업' 이라 하면, 과거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그리 좋은 이미지의 배우자감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떡같이 고액의 수입이라도 일반적인 직장인처럼 땀흘려 번 돈으로 수익을 꾸려나간다거나 자격증 취득이나 고시패스와 같이 험난한 경쟁을 뚫으며 상취한 것과는 차원이 낮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하지만 임대수익만큼 투자한 금액에 비해 안정적인 사업도 드물기 때문에, 요즘에는 임대업에 종사하는 남성이 이상적인 배우자감으로도 부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단 상권이 밀집되어 있는 유리한 고지의 건물을 한 채라도 소유하고 있다면 은행 이자 수익보다 높은 수준의 월세소득을 꾸준히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들이 한창 잘 나갈 때 모은 돈으로 강남이나 명동과 같은 지역에 건물을 구입한다는 뉴스기사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방송의 내용을 보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분수에 맞게 살아야지 계층이동을 왜 하려 하는가?' 라며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다 상위 계층으로의 이동은 부자든 가난한 자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당연한 심리이자 목표입니다. 비록 사회가 안정화 되고 있다는 증거의 일환일지는 몰라도 상위계층으로의 이동이 어려운 사회는 희망을 안겨 주기 어려운 사회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어차피 수 십억, 수 백억을 호가하는 건물의 소유는 허황된 꿈이라고 쳐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건물주가 아닌 세입자의 위치에서 살아가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위에서는 강남의 가로수길을 대표적인 사례로 취재했는데, 본래 가로수길은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고 조용하여 소규모의 가게들이 터를 잡고 장사를 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여러 자영업자들의 노력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번창하자 건물주들은 세입자들에게 3배, 심지어 10배에 이르는 월세를 요구하며 퇴거압박을 하기에 이릅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항 만큼 심각한 문제라고 봐야 할 것 같군요.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사업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간과할 수 없는 장벽으로 다가오지만, 설령 사업이 번창해도 터무니없는 수준의 월세인상을 피하기 어려운데다 심지어는 리모델링이나 건물주 변경으로 인해 어렵게 터를 잡아온 건물에서 퇴거해야 하는 상황도 얼마든지 직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세입자는 고통을 받겠지만 임대업자는 별다른 노력 없이 상대적으로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죠.     

 이런 측면에서 입대업에 대한 사람들의 로망은 더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만, 현실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부의 축적이 가능할 만큼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건물을 구입한다는 것은 거의 망상에서나 가능한 수준입니다. 부모님 세대처럼 적은 투자금으로도 잘만 운용하면 비교적 용이하게 자산가치를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대는 이미 종결된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왠만큼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건물의 시세는 천정부지로 상승하고 있는 것이 추세이니 건물주와 세입자의 양극화 현상은 날이 갈수록 가속화 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거진 불로소득이나 다름없는 과정으로 수익을 얻는 것이 최고의 가치인 것처럼 인식되는 풍토가 확산되는 것 또한 사회 경쟁력 측면에서도 그리 올바른 현상은 아니겠지요.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알토리아 2014/07/14 07:42 # 답글

    "상위계층으로의 이동이 어려운 사회는 희망을 안겨 주기 어려운 사회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죄송하지만, 이른바 사민주의자들이 이상적인 사회로 추종하는 스웨덴이 딱 이런 사회랍니다(꼭 스웨덴뿐만 아니라 이른바 유럽 선진국들은 신분 상승이 어렵습니다. 애초에 신분 상승을 많은 사람들이 목적으로 삼지도 않습니다). 소득의 불평등은 낮아도 재산의 불평등도 엄청나고요. 한국인들은 분수에 맞게 산다는 것을 너무나 어려워하는데, 저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행태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부동산은 과거 정부들의 막장 정책으로 굉장히 왜곡되어 있으므로 고쳐지는 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러나 수도와 그 인근의 부동산 가격이 높은 것 자체는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의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 멋부리는 눈토끼 2014/07/14 09:32 #

    맞습니다. 북유럽의 자산지니계수가 얼마나 높은지 한번 살펴보세요.
  • Nachito Libre 2014/07/14 10:13 #

    분수에 맞게 안분지족의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한국은 90년대경부터 해서 가진 자들에 대한 원망과 부러움이 극으로 치달아서 사회가 더 왜곡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 밑에서두번째짤 2014/07/14 10:23 # 삭제

    단순한 부러움으로 윗 계층을 동경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본문 밑에서 두 번째 짤에서 나오듯, '열심히 일을 해도 빈곤을 못 벗어나는 계층'이 있다는게 문제라고 봅니다. 노인빈곤율, 전체빈곤율 및 종합복지 등의 전체적인 상황은 OECD 평균 미만이니까요.
  • 별일 없는 2014/07/14 08:40 # 답글

    건물 벌어서 살순 있습니다...... 다만 가능성이 던파 만든 사람처럼 존나 성공해야한다는 전제가 깔려서 존나 희박해서 그렇지
  • jklin 2014/07/14 10:34 # 답글

    어어. 임대업 월세 소득 불로소득 아닙니다. 임대업이라는 업종 자체가 만만한게 아니에요. 그렇게 본다면 비슷한 업종인 대부업에 종사하는 은행이나 대부업자들은 땅짚고 헤엄쳐서 돈버는 건가요? 아니거든요.

    일단 임대업을 하려면 대자본이 필요한데 이건 쉽게 벌리는게 아닙니다. 물론, 원래부터 돈 많은 집 자손들이 있긴 하겠지만 임대업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수십년 돈을 벌어야 합니다. 건물주들이 보통 노친네들인 거 괜히 그런 게 아닙니다. 은행에서 돈빌려 집 사서 임대수입 올리는 임대 사업 시절은 또 이미 지나간지 오래죠.

    또, 월세라는 것 주인 맘대로 받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론, 상권이 좋고 임차 수요가 많다면 월세를 과도하게 올리는 것이 가능하겠죠.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가 되면요? 리스크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수십억 건물에 아무도 세들어오지 않으면 이 건물주는 망한 겁니다. 그 건물 판다고 해도 현금화가 쉬울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사회의 특성이 몇가지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전세가 아직까지 가능하지요. 전세 장점 중 하나는 이자율의 등락 리스크를 임대업자가 가져간다는 건데 월세만 있다면 임차인이 칼같이 은행 이자율 이상을 월세로 납부해야 합니다. 전세보다 월세가 임차인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죠.

    또, 현재 우리나라는 노년층의 복지제도가 확립되어 있지 않은데 우리나라 노년층의 대부분은 평생 번 돈을 부동산에 넣어놓고 임대 수입으로 노후 대책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노년층 대상 국민연금제도가 확립되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노년층의 안정적인 임대업 수입은 오히려 사회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필요한 상황이죠.

    한국사회에서 "계층이동"의 문제는 이런 가진자의 불로소득 문제가 아니라 신규 사업을 통한 부의 창출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데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IMF이후 더이상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거나 혹은 고소득을 창출하는 중견기업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강남 땅부자 졸부들은 이제 냅두십시다. 중국 보세요. 경제가 갑자기 고도성장을 하면 졸부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작용입니다. 오히려, 지니 계수와 같은 통계로 볼 때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다른 선진국이나 특히 중국과 같은 신흥국가들에 비해서도 안정적이라는 데 이제는 만족할 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이 얘기가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문제가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고용 확대 측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은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젊은사람들이 일자리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또 기성세대의 경제활동의 생산성이 올라가고 있지도 않습니다. 소위 파이 자체가 안 커지는게 문제입니다. 파이가 커지는 것 처럼 보여도 삼성 현대가 키워놓은 파이지 삼성 현대 빼고 나면 아무것도 없는게 우리네 심각한 문제입니다.

















  • Glodglove 2014/07/14 11:36 # 답글

    임대업도 임대업 나름이죠. 가로수길에 임대업 하는 사람들이야 운이 좋아서 소득을 올린거지...
  • 2014/07/14 20:0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4/07/15 16:47 # 삭제 답글

    물려받은 건물 말아먹을 사람이라면 다른 자영업도 못하죠. 욕심이 지나치거나 ㅄ이거나 한 경우가 아니면 확장은 몰라도 유지는 가능하더군요. 주변에 2세, 3세들 보면..
  • ㅋㅋㅋ 2014/07/20 01:17 # 삭제 답글

    jk 이분 최소 월급쟁이 ㅋㅋㅋㅋㅋ
  • ㅋㅋㅋ 2014/07/20 01:18 # 삭제 답글

    그렇게 생각하니깐 너가 월급쟁인거다 ㅇㅋ?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211166
7716
8279631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367

애니메이션 편성표 - 애니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