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동정 최노인 : 애니메이션 국적 정체성에 혼란을 주는 사례

작성시간 : 2015/09/2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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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애니단상
작성자 : 쓰레기청소부

일전에 국내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된 '썬더 일레븐(원제 : 이나즈마 일레븐)' 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벌어진 웃지못할 장면입니다. 본래 이 작품은 일본산 애니메이션이지만 국내 방송여건상 주인공팀의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던 모양입니다. 문제는 중간에 진짜 대한민국 국적인 팀이 상대로 등장하게 된었던 것인데, 뭔가 스토리상 같은 대민민국 팀이 맞붙은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방송사 측에서 알았던 모양인지 진짜 대한민국 팀의 국적을 북한으로 바꾸어서 등장시켜버렸습니다. 뜬금 없이 북한 팀이 일본 애니메이션이 등장하게된 에피소드죠.

지금도 이러한 방송법이 유효한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예전에는 국내에 방송되는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의 국적과 배경은 전부 대한민국 국적으로 변경해야만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들이 입었던 일본풍의 의상들이 전부 CG처리되어 완전히 한국식 의상으로 환골탈태하는 수준까지 벌어진 적이 있었고, 애매한 장면이나 수정하기 어려운 장면들은 전부 삭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스토리상 진짜 대한민국 국적의 라이벌이 등장하는 경우인데, 그런 경우 죄 없는 대한민국 등장인물들의 국적이 강제 세탁당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아주 오래전 일이었지만, '내일의 죠' 라는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주인공인 '죠' 는 일본인이지만 국내 방영당시에는 한국사람으로 설정되었죠. 문제는 후반부 쯤에 진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김용비' 라는 선수가 등장했던 것인데, 당시에는 '페드로' 라는 외국 스타일의 이름으로 강제개명(!) 을 당한 것도 모자라 주인공과의 결전 직전에 방영이 중단되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솔직하게 방영해주는 것이 좋을 듯 한데...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반감의 정서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긴 합니다. 스포츠 경기에서 수 많은 사람들이 '한일전' 에 대한 관심과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가득할 정도로 한일관계라는 것에는 정서적으로 민감한 부분이 있는데, 일본인인 주인공이 대한민국 국적인 라이벌을 흠씬 두들겨 팬 다음에 승리하는 모습이 비춰된다면 어떤 측면에서는 반감의 소지가 다분한 것이긴 하겠죠.

물론 요즘 젋은 사람들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부분이겠지만 말입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