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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 시발 워 관람 후기 13


※ 스포일러가 있으니 관람 예정인 분들은 포스팅을 닫으시길 바랍니다.


 캡틴 아메리카 3번 째 시리즈인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 는 배트맨 대 슈퍼맨 관람 후 입은 내상을 치료하기에 충분했던 수작이었습니다. 다만 원작 만화에서의 '시발 워' 는 별도의 거대한 타이틀과 세계관에서 시작된 장엄한 스토리였던 반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판 시빌 워' 는 캡틴 아메리카라는 부제로 엮인 일종의 타이 인 수준의 이야기에서 시작되고 마무리 되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평을 하듯 그 작은 테두리 안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갈등관계를 성공적으로 풀어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봅니다.

 반면, 시빌 워 이념대립의 핵심인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중 '누가 옳고 그르냐' 에 대한 이견은 인터넷과 관람평 사이에서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둘 중 누구 하나의 편을 확실히 들 수 없게끔 감정선을 이끌어낸 감독의 의도가 영화 속에 고스란히 베어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요. 물론 본인은 '캡틴 아메리카 편' 에 조금 더 찬성하는 쪽입니다만... 

  
 이번 시빌 워에서의 이념대립의 시작은 놀랍게도 스칼렛 위치였습니다. 폭탄자살을 하려는 럼로를 염력으로 들어 올려 공중폭파 시켜야 하는데 실수로 수 백명이 거주하던 건물 안으로 넣어 버려 대량의 사상자를 내고야 말았습니다.(마블 최강의 캐릭터인 스칼렛 위치가 이리도 나약하게 등장하다니...) 이 사건을 빌미로 모든 히어로들을 UN 산하의 감찰과 지휘권 하에 둔다는 '소코비야 협정' 이 대두됩니다. 만화 판에서는 '초인등록법' 이라는 좀 더 거창한 법안이 등장하지만 토니 스타크가 어떻게든 '최악의 상황' 을 막고자 법안에 찬성하는 쪽으로 태세를 전환한다는 것은 동일한 부분이죠.

  하지만 이 영화의 최악의 갈등 매개체는 바로  '윈터솔져' 의 존재...죠. 전작인 <캡틴 아메리카 : 원터솔져> 편을 관람하지 않았던 팬들이라면 어째서 캡틴 아메리카가 목숨을 걸고 원터솔져의 편을 들어주는 것인지 충분히 납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토니 스타크의 부모를 죽인 것이나 그 동안 저지른 살인 및 테러 등의 원인이 하이드라의 세뇌에 의한 것이었지만 영화 본편에서는 과거 회상이나 제모 남작의 '세뇌주문' 정도의 장치만이 그걸 제대로 표현했을 뿐이었죠.

 사실 암울한 스토리 전개와는 별개로 스파이더맨과 앤트맨의 등장은 본편을 빚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서 적당히 좋은 모습과 인상만 남겨주고 사라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다만 만화판과 달리 앤트맨이 '반대파(캡틴 아메리카)' 에 합류하는 설정으로 바뀐 것은 무슨 이유인지 의문스럽긴 합니다. 하지만 거대화 된 앤트맨의 활약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파이더맨의 활약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토니 스타크로부터 새 슈트를 받는 것이라던가, 등장한 시점이 스파이더맨으로서의 능력을 얻은지 6개월 밖에 안 된 고등학생의 피터 파커였다는 점은 스파이더맨 영화의 리부트를 암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본인만 그런 것인가요...스파이더맨의 슈트가 너무 총천연색(?) 이어서 그런지 촌스럽고 지나치게 레트로풍(좋게 말하면) 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거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영화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유치하고 괴리감 있는 CG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공항 격투씬 마지막에서 마스크가 반쯤 벗겨진 채 탈진해 쓰러져 있는 스파이더맨의 의상은 그야말로 저가 코스프레 수준...(더군다나 CG까지 입혀지지 않아서 그 전 장면보다 훨씬 괴리감이 보였습니다.)

 영화의 진정한 승리자는 바로 제모 남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능력도 없는 일개 인간이 10명이 넘는 역대급 히어로들을 갈등관계로 몰아 넣었으니까요. 하지만 제모 남작의 행동 역시...히어로들의 전투로 발생한 재해 때문에 무고한 가족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다소...'브루스 웨인' 스러운 이유였다는 점이 좀 충격적이긴 했지만요. 

 최후의 보스라고 예상되었던 5명의 원터솔져가 냉동상태에서 죽은 상태로 등장했던 것 역시 실망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제모 남작이 총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러닝타임을 30분 더 연장하고 그들과의 치열한 전투 후에 마지막 내전 장면이 진행되었다면 더 처절하고 암울했을텐데 말이죠. 

 아마 마지막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은 토니 스타크를 옹호했으리라 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자신의 부모를 죽인 존재를 면전에 두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테니까요. 사실 '소코비아 협정' 을 찬성했던 토니 스타크의 의지 역시 자신과 어벤저스가 시민들에게 저지른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방책이라고 믿었던 신념 때문이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토니 스타크에게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었던 부분이 많았다고 볼 수 있죠. 더군다나 캡틴 아메리카가 원터솔져가 토니 스타크의 부모를 죽인 사실을 숨겼던 사실마저 들통나면서 강등이 고조되고, 캡틴의 정의로운 신념 역시 결국은 독단적인 것이었음을 시사해주는 것이었죠.

 여튼 이성을 잃고 윈터솔져를 죽이려는 토니 스타크와 그를 막고 결국에는 아크 원자로까지 파괴해 리타이어 상태로 만든 캡틴 아메리카 까지...마지막 전투는 뭔가 씁쓸하고도 여운이 남는 명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민의 안전 vs 주체적인 정의 이념구현' 이라는 거대담론으로 시작되었던 영화의 가치가 마지막에 이르러 개인 간의 감정싸움으로 마무리 되었다는 부분은 조금 아쉬운 전개였습니다. 그나마 루머로 돌았던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이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할 따름입니다.

 여튼 총 감상평은 근대 들어 감상했던 영화 중에서 10손가락 안에 드는 수작입니다. 마지막에 찜찜한 엔딩만 아니었다면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을텐데 그렇지 못한 것 같군요. 하지만 2회차 정도는 충분히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인 것 같습니다. 

 ps. 아이언맨의 아크 원자로가 이리도 약한 존재였나요...캡틴 아메리카의 일격에 그대로 가동 중지...비전의 이마광선이 아크원자로에 헛맞아 불구가 된 워 머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토니 정도의 재력이라면 원자로 부분이라도 비브라늄 쪼가리로 때워 놓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포스21 2016/05/02 09:30 # 답글

    스파이더맨의 경우 만화원작인 로드 투 시빌워 에서 토니스타크와 친해지면서 여러가지 도움을 받죠. 그러나 결국 초인등록법 관련해 안좋은 꼴을 많이 당하게 됩니다.
    덤으로 앤트맨의 경우 이번 출연은 앤트맨이라기 보다 자이언트맨으로 출연한 것에 가깝더군요. 시빌워에서 자이언트맨 계열인 골리앗이 어떤 꼴 당했는지를 생각해보면..-_-;
    목숨 건진거 만으로도 성공이죠.
    이런식으로 돌아보니 시빌워 원작 만화가 얼마나 막장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네요. ^^ 확실히 원작 만화보다 이번 영화판이 나은듯 합니다.
  • 쓰레기청소부 2016/05/03 01:55 #

    그러고보니 만화원작에서는 시빌 워 이후 캡틴 아메리카가 저격 당해 죽고, 메이 숙모님이 혼수상태까지 빠지는 절망적인 상황까지 이어지는군요...이걸 시빌 워 스토리에 반영했다면 사람들이 보기에 불편하다며 괴로워 했을지도....
  • RNarsis 2016/05/02 12:45 # 답글

    원작에서 앤트맨(행크)는 스티브, 클린트랑 사이가 별로 안좋아서. 영화판은 2대째고 울트론 사건도 앤트맨 탓이 아니다보니.

    아 그리고 영화 설정상 원자로 부분은 비브라늄 맞습니다. 전신코팅은 여러 벌 챙기는지라 재료 부족인듯.
  • 쓰레기청소부 2016/05/03 01:57 #

    영화판의 울트론 창조주는 토니였죠...그러고보니...그리고 앤트맨이 감옥에 갇힌 후 '핌 박사님이 토니 스타크는 믿지 말랬어'라는 대사가 그 힌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근데 비브라늄인데 어째서 캡틴의 방패에 그리도 쉽게 박살이 아는 건지는 모르겠군요.
  • linesys 2016/05/03 08:36 # 삭제

    캡틴의 방패도 같은 비브라늄이라 그런게 아닐까요?
    설정상 블랙 팬서의 클로도 비브라늄인데 캡틴의 방패에 손톱자국을 남겼죠.
  • 소시민A군 2016/05/02 13:00 # 답글

    이쪽 1대 앤트맨은 스타크 가문이라면 이를 가는 사람이니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찜찜한 상황은 2019년까지 가야 해소될 느낌이니...
  • 쓰레기청소부 2016/05/03 01:58 #

    영화판은 2대 앤트맨입니다만, 어차피 1대 앤트맨은 박사로서 주인공을 계속 돕고 있었으니 2대 엔트맨을 훈련시키면서 매일매일 토니 스타크 까는 이야기들로 세뇌시켰겠죠...
  • rumic71 2016/05/02 17:50 # 답글

    스파이디는 간신히 원작대로의 컬러링을 재현한 겁니다. 역시 본가가 하니까 재현도가 확 올라가네요.
  • 쓰레기청소부 2016/05/03 01:59 #

    컬러링도 그렇지만 CG가 매우 어색한 것 같습니다. 1979년에 제작된 일본판 스파이더맨을 보는 듯 하더라는...
  • rumic71 2016/05/03 18:23 #

    몸놀림 같은 건 의도적으로 반영한 것 같던데요. 아주 약간이지만.
  • rumic71 2016/05/04 00:10 #

    사실 진짜 어색한 건 스칼렛 위치의 동대문시장 패션입니다...유니폼 언제 만들어줄건가.
  • 에우리드改 2016/05/03 00:57 # 답글

    제모가 윈터솔져들을 정리해버린건 극중의 말대로 외부의 적이 나타나면 의견대립을 접고 힘을 합쳐서 싸워울거고 그러고 나선 영상을 보여줘봐야 위력이 덜할테니까요...
    그리고 하이드라도 버키와 달리 그 다섯명은 컨트롤이 불가능해서 버린거니까 어차피 못썼을거다라는 설도 그럴듯하더군요.
  • 쓰레기청소부 2016/05/03 02:02 #

    아하 그런 측면도 있었군요. 저는 윈터솔저들을 정리하느라 힘이 다 빠진 상태에서 문제의 영상을 보고 분노한 스타크와 캡틴 일행들이 처절하게 싸우는 것을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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