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엑스맨 : 아포칼립스' 감상 후기 1



   ※ 스포일러가 있으니 관람 예정인 분들은 포스팅을 닫으시길 바랍니다.


 전작인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의 호평이 팬들에게 크나큰 기대감으로 자리잡았는지 개봉 뚜껑이 열린 아포칼립스는 실망스럽다는 평으로 가득찼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엑스맨 영화 시리즈 대부분이 통상 이 정도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히려 부재를 메인빌런의 이름을 달고 나왔고,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전개 방식은 나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영화 초반을 수놓았던 아포칼립스의 의식전이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아포칼립스는 뛰어난 능력의 뮤턴트였지만 영생의 존재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시사하고 있었고, 울버린의 '힐링팩터' 로 추정되는 능력을 가진 남성과의 의식전이로 인해 이제는 최강의 존재로 군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 초반부 장면만 보면 '아...아포칼립스는 최강의 뮤턴트로구나.' 라는 공포감과 경이로움이 교차하는데, 이러한 기대감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등장하면서 실망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아마 상당수의 팬들이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던 주요 부분이 바로 스토리 전개의 허술함도 있었겠지만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에서 보여주었던 포스 넘치는 '피라미드 조립가' 로서의 아포칼립스의 이미지가 본편에서는 지나치가 허술하게 비춰졌다는 부분도 일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자애로움의 아이콘, 아포칼립스...

 극중에서 자신의 수장들인 '포 호스맨' 을 결성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아포칼립스로부터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인은 뭔가 정신조종이나 그럴듯한 말빨로 포 호스맨을 결성했으리라 짐작했지만 정작 극중에서 보여준 아포칼립스의 모습은 자비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서투른 능력치로 좀도둑 행세나 하던 스톰을 구해주면서 '네게 힘을 주겠음 ㅎㅎ' 라며 별다른 조건 없이 능력치를 대폭 업그레이드 해준다거나, 한 쪽 날개가 전기충격으로 손상되어 퇴물이나 다를 바 없는 엔젤에게 무료로 강철 날개까지 선사해 주신 아포칼립스느님에게 감사의 말씀까지 전해야 할 수준...더군다나 곰곰히 생각해 보면 뭔가 능력치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대신 딱히 조건을 내세우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포 호스맨들이 어떤 이유로 아포칼립스를 따르게 되었는지도 불분명하게 묘사되죠. 수 만년 동안 사람 보는 능력은 키우지 못했던 것...같은....



 평화의 수호자 아포칼립스...

 전 세계 핵보유국이 보유한 핵미사일을 하나도 남김 없이 거두어들여 우주로 날려보낸 장면은 압권 중에 압권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수 많은 사람들은 '여기서 멈췄으면 노벨평화상감 아니냐' 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는데, 그가 고대부터 반복적으로 문명을 창조하고 박살냈듯이 핵폭탄 외에 다른 무기들까지 모조리 파괴해 버렸다면 정말 평화의 수호자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겠지요. 개인적으로 아포칼립스는 엄연한 악당인데 자꾸 쓸데없이 착한 일만 반복하니 보는 내내 불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질조작 능력자도 해결하지 못한 탈모...

 영화판에서 프로페서 X가 대머리가 된 원인은 바로 아포칼립스와의 의식전이 행사 중 살아남은 댓가로 얻은 후유증이라는 설정이 추가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본인에게는 영화 사상 최악의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아포칼립스의 젊은 시절의 모습에서도 대머리였던 것으로 보아서는 본인의 의지가 아닌 뮤턴트 능력의 부작용으로 추정됩니다만, 메그니토의 최첨단 헬멧까지 완벽하게 재창조했던 능력자가 자신의 머리털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다니 그야말로 암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어찌보면 아포칼립스가 프로페서 X와 육체를 맞바꾸려 한 것도 사실은 텔레파시 능력이 아닌, 탈모 치료를 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라는 추측도 할 수가...여튼 본인의 불찰도 아닌 어이없는 상황으로 인해 평생 탈모로 고통받게된 프로페서 X에게 애도를...(그래서 정신이 이상해진 것인지도...)



 아포칼립스 영화의 문제는...

 개인적으로 영화에 실망했던 부분은 바로 러닝타임 배분 실패로 인한 후반부의 급작스런 전개, 그리고 상투적인 결말이었습니다. 영화 중후반 까지 포 호스맨을 결성하는데 분량을 소비해 버려 극중 내내 강력한 포스를 보여줘도 모자랄 듯한 아포칼립스의 입지가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아...언제까지 포 호스맨 이야기를 계속 할 거야!!! 빨리 싸우라고!!!' 라는 생각이 절박했고, 결과는 그렇게 공들여 비추었던 포 호스맨의 활약마저 지지부진함에 따라 영화의 전개가 더욱 암울해졌습니다. 보통 이런 히어로물의 경우 극 중반에는 포 호스맨 같은 핵심 캐릭터들이 주인공 일행들을 맹공하면서 중간보스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진 보스인 아포칼립스가 중간중간에 등장하면서 엄청난 위력의 공격을 간간히 흘려주면서 팬들에게 긴장감과 기대감을 증폭시켜 주어야 하는데 그런 건 영화 내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큰 활약을 할 줄 알았던 포 호스맨들은 아직 미숙하기 짝이 없던 엑스맨들에게 무참하게 당하고, 공중비행능력이 있는 엔젤이 추락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다 사망하고 정작 사이킥 소드 하나로 버티던 사이록이 비행기에 뛰어 내려 살아남는 등 이해가 가지 않는 연출까지 등장하면서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분명 아포칼립스의 전투능력은 메그니토와 비스트, 사이클롭스의 협공과 프로페서 X의 정신공격에도 상처 하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위엄을 보여주었지만 정작 영화로 볼 때에는 아포칼립스가 강하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아포칼립스가 어설픈 선민사상 설파하고 포 호스맨들에게 노가리 까느라 시간을 대량 허비한 탓에 마지막 결전은 '아..이제 끝나나 보다' 라는 것 이상의 흥분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아포칼립스의 최후는...분명 패배하리라는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너무 어이없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수 만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다른 뮤턴트들의 능력을 흡수해오고, 나중에는 불사의 육체까지 구현할 수 있는 힐링팩터까지 간신히 손에 넣었건만 '그 분' 의 고함소리 하나 때문에 온 몸이 원자단위로 갈기갈기 찢어지면서 측은함만 가중되었습니다.      

 역시 아무리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노력하고 실력을 쌓아도 금수저나 다이아몬드 수저에겐 당할 수 없다는 슬픈 논리만 각인시켜준 아포칼립스였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오오 2016/06/07 09:09 # 답글

    아포칼립스는 거지였던 스톰도 멋지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패션을 바꿔주시죠.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대머리가 취향이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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