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결혼 예단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남성 10


 한국에서의 '결혼준비' 란 참으로 미스테리한 것 같습니다. 그토록 천생연분같던 커플들도 집 장만과 예단 이야기만 나오면 평생의 원수로 돌변하게 만드는 마법과 같은 재주가 있는 듯 보이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애정관계와 금전관계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본격적으로 결혼준비를 하게 되면서 연애시절동안 감춰왔던 경제관이나 이기심이 드러나는 계기 또한 발생하게 되니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여튼 문제의 발단은 여성 측에서 남성에게 선물한 시계의 2배 값어치를 하는 보상을 요구하는 것에서 시작한 모양입니다. 보통 시계 가격이 10~20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이아 반지+시계 가격에 해당하는 가방이라는 표현을 보니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명품시계를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시계 값의 두 배 가치를 가진 선물을 보상받으려는 사실 만으로 여성 측을 비난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예비신부가 예비신랑에게 그 만큼이나 받아야할 합당한 사유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겠죠. 오히려 남성측은 예단 교류는 취소하고 그 돈으로 신혼집 마련에 올인하자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했는데, 여성 측에서는 자신이 모은 돈을 결혼비용에 투자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늘 의문스러운 점이라고 생각해 두었던 부분입니다만, 시대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한국 결혼 시스템(+관행)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왜 개선되거나 변화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결혼비용은 형편껏 알아서, 그리고 형편이 좀 더 나은 쪽이 좀 더 부담을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만 여전히 그 부담의 주체는 남성에게 있다는 것이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입니다.

 예물예단 교환이라는 관습 역시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형편이 된다면 자유롭게 선물 식으로 주고 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당연히 해야 한다' 라는 식으로 마치 의무적인 절차인양 무리하게 진행하게 되면서 금전적 손해와 배우자와의 갈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요즘 같이 집값 시세가 만만치 않은 시대에는 불필요한 지출을 삼가고 주택자금에 올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요? 본인의 지인들 중에서도 그깟 예물예단용 명품 가방 선물 때문에 결혼식 비용과 맞먹는 목돈을 지출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다수의 남성들은 금전적 문제 때문에 결혼이 임박한 시점에서 파혼이 이루어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갈등이나 분노를 참아가면서 결혼을 진행하는 것이죠.

 물론 글쓴이의 사연은 대화와 타협으로써 잘 해결되기를 바라는 바이지만 남성이 대다수의 부담을 짊어지는 현 결혼시스템의 고질문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제는 어느 누구도 결혼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성은 금전적 문제 때문에, 여성은 출산거부를 통한 사회적 지위 확보를 위해 서로 결혼을 꺼려한다면 아무래도 인공자궁과 알파고 로봇이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책임지는 시대가 도래할 지도 모를 것입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레이오트 2016/06/26 15:27 # 답글

    다른 문화, 심지어 가장 보수적이라는 상장례는 세세한 것까지 서구화되는데 혼례 관련은 여전히 조선시대의 향기가 진하게 남아있지요.
  • 흑범 2016/06/26 17:31 #

    1930년대에 윤치호가

    한국의 결혼식, 장례식은 진심 없는 축하와 분에 넘치는 비용으로 당사자를 파산으로 몰고 간다고 비꼰 일이 있습니다.

    신녀성, 신남성, 모던보이짓은 더럽게 하면서도, 왜 그런 분에 넘치는 결혼식, 장례식 사치를 버릴 생각들은 왜 못했을까요???
  • 헬조센 2016/06/26 16:46 # 삭제 답글

    이래서 이나라는 아직도 조선국 이라고
  • ㅇㅇ 2016/06/26 17:05 # 삭제 답글

    대충 보아하니 느낌이 양쪽 다 돈이 좀 있는 집안/남녀 같은데 돈있는 애들이 더 민감하지 이런문제는 ㅋㅋ
  • 흑범 2016/06/26 17:33 #

    아니, 오히려 공장다니는 집 자식들, 동네 구멍가게하는 집도 그런거에 민감합디다.

    자기 분수들을 모르는 치들이 많았습니다.
  • 무지개빛 미카 2016/06/26 17:11 # 답글

    이런 걸로 한 몫 잡으려는 집안하고 이런 걸로 그 집안의 현금 동원력을 측정해보려는 집안....... 아주 그냥 이런 집안 걸리면 당장 저녁 8~9시에 보는 막장드라마 찍는겁니다. 내.
  • 흑범 2016/06/26 17:33 #

    저런 집안들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 제트 리 2016/06/26 17:27 # 답글

    그냥 결혼은 안 하는 걸로
  • 흑범 2016/06/26 17:34 # 답글

    윤치호가 결혼식과 장례식의 분에 넘치는 비용을 지적한게 백년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고칠 생각들을 못하는군요.

    남보다 더 호화로운 예단, 혼수품을 장만한다 해서 더 행복하게 산다는 증거... 딱히 있을까요???

    남녀간 어느정도 정이 들어서 결혼하는게 아니라면, 저런 일은 빈번하게 터질 듯.
  • 타마 2016/06/27 10:30 # 답글

    아무리 봐도 예비신부 쪽을 이해 할수가 없네요... 금전적으로 저정도 보상이 필요할 정도의 결혼이라면 왜 하는건지...
    결혼은 분명 현실적 문제이긴 하지만... 위의 예시는 무슨 정략결혼 같네요... 예비신랑분한테 뭔가 치명적 약점이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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