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대형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0


  개인적으로 대학병원이나 국내 유명 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것을 즐겨하지는 않지만 시간여유 부족이나 반드시 대형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할 필요성이 있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대형병원을 이용하곤 합니다. 이런 병원들은 최고의 의료시설과 의료진들을 갖추었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중증환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암이나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린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서 수술하고 치료를 하기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병에 걸린 환자분들이 이용하는 병원' 이라는 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일전에 본인이 피부암 증상이 있어 검진을 받기 위해 대형병원 피부과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치료병동 한편에서 초록색 가운을 입고 머리에는 의료진들이 착용하는 두건 같은 것을 착용한 환자분이 힘겹게 몸을 이끌고 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환자분은 누가 봐도 상당히 고통스럽고도 안쓰러운 인상이었습니다. 느낌상 '피부암' 환자 같이 보였습니다. 간호사는 '냉동치료 들어갑니다' 라는 말을 하며 환자를 이끌고 치료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는데...본인 역시 '나도 혹시 저런 병에 걸리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냉동치료는 피부암 절개 수술이 끝난 후 받는 치료라고 알고 있는데, 고통에 힘겨워 하는 환자의 얼굴과 담당의사의 진료를 기다리며 초조해 하는 본인의 불안감이 겹치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조직검사결과 피부암은 아니었지만 괜시리 아픈 환자분들을 보면 본인 역시 그런 병에 걸려 고통받으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에 사로잡기헤 되더군요.

 몇 년 전에는 식도암 의심 증상이 있어 대형병원의 소화기 내과에 내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본인 차례 앞에 목에 붕대 같은 것을 두르고 마스크를 착용한 어느 노인이 힘겹게 숨을 쌕쌕 거리면서 상담실 문을 열고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식도암이나 후두암 수술을 마치고 치료 중인 환자 같아 보였습니다. 분위기상 그 환자분의 경과는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선생님께 전달해 드리고 싶다며 직접 쓴 편지를 간호사에게 전달해 주고 자리를 떠났는데, 편지를 건네 받은 간호사의 인상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아서는 뭔가 심각한 상태임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 검진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던 본인으로서는 그 환자분이 딱하면서도 '나 역시 저런 눙명에 처하면 어쩌나' 라는 불안감에 남은 대기시간을 몇 십 시간처럼 느끼며 초조해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좋은 결과가 나와 큰 걱정없이 건강하게 살아간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주변에 가까운 사람이나 지인들 중 워낙 많은 암환자들을 보게 되면서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인간의 의학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들 하지만 현대 의학수준은 인간의 기대만큼 그리 많은 발전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암은 여전히 불치의 병인데다 사실상 아직까지 인간의 병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방법조차 나오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종합병원에서 왠만큼 거액의 돈을 들여 건강검진을 실시해도 걸러내지 못하는 난치병이나 불치병이 있습니다.(특히 췌장암의 경우 초기에 발견도 어려운데다 발견해도 사망률이 높습니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은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건강수명은 그에미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평생 살면서 암에 걸릴 확률은 30%나 된다고 하니 여러모로 불안요소는 산재해 있다는 것이죠.

 암이나 백혈병 진단을 받고 대형병원 암병동에 입원한 적이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야말로 질병에 대한 공포심을 떨칠 수가 없을 정도로 가슴이 떨립니다. 수 백명의 암환자가 미로 같은 병동에 로봇처럼 누워있다가 컨베이어 벨트 처럼 치료실과 수술실을 반복하는 일상은 지루함보다는 공포심과 삶에 대한 포기 심리를 부추긴다고 합니다. 알고 지내던 환자가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 중환자실 등으로 이송되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될 때가 많다고들 합니다.

 본인이 초등학교때만 해도 부질없는 상상을 자주 했습니다. 본인이 성인이 될 때 쯤이면 인간의 전신과 조직이 투명인간처럼 스캔될 수 있는 장비가 나오고 암세포만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약물이라던가 인체 구석구석을 돌며 정밀하게 수술을 실시하는 최첨단 소형 로봇이 개발되어 왠만한 난치병은 정복이 될 줄 알았던 것이죠. 하지만 2016년인 지금도 암에 걸리면 암에 걸린 장기를 잘라내고, 암이 너무 커서 수술하기 힘들면 방사선이나 함암제로 정상세포와 함께 제거해 버리는 치료를 실시합니다. 물론 전이가 되어 뼈까지 침범하게 되면 현재로서도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학계에서는 여러 난치병들을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연구하고 있지만 주변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분들을 보면 본인 역시 때때로 불안감과 공포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나 대형병원같이 중한 환자들이 많이 드나드는 병원에 방문할 때면 그러한 생각을 떨치기가 더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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