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탈모인들의 삶이 괜찮지 않은 이유 23


  마지막 결혼정보회사 본부장님의 말씀이 가슴에 못을 박는 군요. 사실 긴 말 할 것없이 마지막 대사가 모든 것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M자 탈모가 시작되기만 해도 결혼상대를 짝지어 주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이니...아니, 엄밀히 말해서는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불가능하다' 라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통계적으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지만 여성들이 맞선 중 가장 혐오스러워하는 대상은 바로 상대 남성이 대머리인 경우라는 이야기도 있으니 말입니다. (심지어 파혼사례도 많습니다.)

  단순히 이성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것만이 탈모인들이 겪는 고통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대한민국에서 '탈모인=강제독신' 이라는 공식만으로도 마치 사형선고처럼 개인의 삶에 있어서는 심각한 고통을 주게 되는 부분이지만 마치 신체의 일부를 잃은 것 같은 상실감과 그에 수반하는 정신적 고통 또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중간에 탈모 인생 10년차의 20대 청년은 주위사람들에게 놀림감이 된다는 정신적 고통 때문에 자퇴의욕 및 대인기피증으로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의 불만족스러움도 문제의 원인이지만 이러한 이면에는 타인의 곱지 못한 시선이 가장 큰영향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험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탈모이기만 한 남성의 사진을 본 여성들의 반응은 단순히 외모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으로 큰 결격사유가 있거나 인생에서 큰 실패를 맛본 사람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애는 커녕 타인으로부터 비춰지는 '부정적인 인상'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조차 힘든 것은 당연한 사실이겠지요.

 어차피 탈모는 소수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향후 몇 년 간 불치의 병으로 남을 것입니다. 아니,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지요. 세계 유수의 의학자들이 머리를 싸매도 남성형 탈모를 정복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차라리 이를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인드를 고치는 것 역시 하루아침에 이루질 수 있는 일이 아닌고로...이런 주장 조차 당장은 허황된 상상에 불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질병에 걸린 사람들 두고 위로와 동정의 눈길을 주면서 왜 탈모환자에게는 유달리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일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탈모라는 질병이 개인의 잘못에 의한 심판의 결과도 아니고, 대다수 부모님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발현된 것일 뿐인데 왜 이리도 사회의 시선은 가혹한지 모르겠습니다.  


 탈모인들의 부정적 인식이라는 말이 나오니 문득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생각나는군요. 본인이 초등학생 시절, 교실에 복귀 후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아 있던 여학생이 저를 보더니 배를 잡고 미친듯이 웃기 시작했습니다. 본인은 '도대체 뭔데?' 라며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아까 아침에 니네 아버지 봤는데...봤는데...니네 아빠 대머리더라? 너 어떡하냐? 어떡하냐고!!! 크하하하하!'

 그 이후 그 여학생은 바닥을 구르면서 미친듯이 웃었는데, 당연히 본인의 기분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자칭 남학생들보다 정신적 연령이 높다고 자랑하던 여학생들이 학부모 중 한 명이 대머리라는 사실에 이성을 잃고 웃는 모습을 보니 정말 유치하고 경솔하기 짝이 없었던 것이었죠. 그 때부터 탈모인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이리도 처참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본인은 그 여학생의 조롱과 웃음을 트라우마처럼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그 여학생의 '너 어떡하냐? 어떡하냐고!!!' 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11 2016/08/16 04:51 # 삭제 답글

    진심으로 불쌍...
  • 전진하는 북극의눈물 2016/08/16 04:59 # 답글

    남자는 돈으로 모든 게 커버됩니다...
  • ㅁㅁ 2016/08/16 07:53 # 삭제 답글

    여자들은 키작남보다 탈모남 더 싫어한다던데. 키작남이 혐이라면 탈모는 극혐.
  • 無碍子 2016/08/16 08:23 # 답글

    막줄이.



  • 포스21 2016/08/16 08:54 # 답글

    흠, 심지어는 수퍼맨 코믹스의 렉스루터 조차 대머리에 컴플렉스가 있죠. --; 가벼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 justice J 2016/08/16 08:58 # 답글

    탈모라는게 참 모양세가 안좋긴 안좋죠.
    아예 그냥 다 빠져버려서 민둥산이 되면 그나마 나을텐데
    중간만 사라지던가 옆구리만 사라지던가 해서
    이상한 모양의 머리가 되버리고...
  • 혜성같은 얼음의신 2016/08/16 09:22 # 답글

    탈모치료에 의료보험 적용해야죠. ㄷㄷㄷ
  • 바람불어 2016/08/16 09:23 # 답글

    마지막 줄이 좀 슬프네요. 대학 다닐 때 조롱까지는 안했지만 '너 어떡하냐'한 게 뒤늦게 미안. 내가 감당할 것도 아니면서.
  • NaChIto LiBrE 2016/08/16 09:48 # 답글

    저는 머리를 밀고 다닌지가 어언 10년이 넘었습니다만, 크게 개의치 않고 잘 살고 있습니다.
    남들이야 뭐라건, 크게 상관 없는 것 아닌가 합니다.
    (저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 소시민 제이 2016/08/16 10:01 # 답글

    제 친구도 초등학생때 놀림 받았다가 그 놀린 여학생의 죽빵을 틀어버렸죠.

    뭐.. 그 다음이야.. 애들 싸움이 부모싸움이 되어서 교무실이 시끌했습니다만....

    작년 동창회때 찾아가니, 친구를 비웃던 여학생이 가발쓰고 나왔....
    (머리 뒤의 날벌레 쫓는다고 털어주다고 본의 아니게.... 정수리 속알머리 지름 20정도의 가발을 털어버렸....)

    알고보니 그 여학생 조부가 빽대머리.... 친구요? 염색 잘하고 다닙니다. 장발로요.
  • JOSH 2016/08/16 10:24 # 답글

    가슴이 아프네요...
  • 호롤롤 2016/08/16 11:23 # 삭제 답글

    대머리도 대머리 나름입니다. 제 주위 대머리분들 직장에서 다들 잘 나가시고 결혼도 잘하셨어요. 대머리 거지는 없다잖아요. 전 첫사랑이 대머리였어서 그런지 대머리에 정말 아무 감정 없는데 유난히 대머리 갖고 놀리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 알토리아 2016/08/16 11:33 # 답글

    안타깝습니다.
  • 헬센징 2016/08/16 11:52 # 답글

    여튼 대머리는 가슴아픈일이죠. 고대부터 대머리에 대한 인식이
    별로인것을 보면 이게 인식의 변화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거 같습니다.
  • 동굴아저씨 2016/08/16 11:56 # 답글

    결국 심었죠.
    그런데도 모잘라서 뒷통수에서 더 뽑아서 심어야 됩니다.
    그런데도 모자를 거에요.
    그러면 어떻게 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키 작은 사람이라도 여자는 결혼하는데 지장이 없지만 남자는 키 작은 것도 서러운데 탈모까지 있으면 그냥 생각이 없어지죠.
  • 알베르트 2016/08/16 12:08 # 답글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
  • 비듬 2016/08/16 13:15 # 삭제 답글

    반대로 머리숫이 너무 많아서 관리때문에 고통인 사람도 있죠
    맨날 머리 감았냐 라는 말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가
  • Asdf 2016/08/16 14:27 # 삭제 답글

    해답은 렉스루터나 제이슨 스타뎀을 미디어에 더 노출시켜서 단체로 스킨헤드를 만드는거죠. 머리를 길러서 빠진자리를 보느니 스킨헤드에 문신을 박아서 거기를 보게 만드는걸로....
  • 토토 2016/08/16 16:43 # 삭제 답글

    제 주변 여자 지인들은 자기보다 키 작은 남자보다, 대머리가 더 싫다고 하더라고요..(..)
  • 킹오파 2016/08/16 20:47 # 답글

    막줄이..... ㅠㅠ
  • ㅇㅇ 2016/08/18 22:45 # 삭제 답글

    모 여성(주로 성인) 사이트에 어느 유부녀가 쓴 글 중에 그런게 있었죠. 남자 대머리인거 하나만 받아들이면 다른 모든 조건을 다 가진 남자를 고를 수 있는데 아가씨들은 그걸 못참아해서 좋은 남자들을 놓친다고.
  • .. 2016/08/19 15:33 # 삭제 답글

    탈모인 남편을 둔 모 사십대 여성 왈,
    "남편이 동갑으로 다 좋고 머리도 나름 귀여운데, 결혼한지 십오년 만에
    손잡고 나가면 사람들이 후처냐고 물어 스트레스"라고...
    ...열살 이상 늙어보인다고..ㅜㅜ
  • 지나가는사람 2017/02/03 01:20 # 삭제 답글

    탈모에 관련해서 궁금한게 두가지가있는데
    첫번째는 왜 여자들이 그렇게 싫어하는가 에요. 저도 여잔데 남자가 대머리인게 저렇게 결혼정보회사에서 말할정도로 안좋다는게 전혀 공감이안되네요. 대머리면어때요 사람좋고능력좋고개념있으면되죠 시선이신경쓰이면 가발쓰면되고요. 2세한테 탈모유전자물려줄까봐 그런건가요? 아무튼 저렇게까지 싫어하는줄은 몰랐네요
    두번째는 왜 탈모인이 점점 증가하는가 에요
    남자탈모가 유전이라던게 그럼 말도안되지만 탈모유전자를가진사람들이 번식활동을..; 열심히해서 그런건가요? 아니면 식습관? 스트레스? 알수없는 탈모의세계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2231166
7716
8279633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367

애니메이션 편성표 - 애니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