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2018년과 지난 인생을 돌아보며... 2



 새해 첫날 아침부터 심한 몸살감기에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2019년도 괴로움의 시작인가?' 라는 생각이 엄습했고, 침대에 누워 끙끙 앓으면서도 지난날을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줄만큼 크고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을 하나 들자면 바로 연초에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난 것이었습니다. 평생 지병으로 고생하시던 분이었는데, 그것조차 모자랐는지 폐암이라는 큰 병을 얻어 그리 길지 않은 투병 기간 끝에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 자식으로서 지난날 잘해드리지 못했던 것이 뼈져리게 후회스러웠고, 한편으로는 본인에게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분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상당히 큰 정신적 공백을 감내헤야 했습니다.

 지난날 제 인생은 항상 위기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구나 삶을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위기와 고통은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만 제 인생을 돌이켜 보면 가까스로 그 위기를 벗어났던 것 같습니다.

 가령 중 ·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성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진로에 대한 걱정을 해야만 했지만 담임 선생님께서 수시모집 대학을 잘 추천해 주셔서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매학기 등록금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아 당장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지만 학과장님의 권유로 지원한 장학재단에 합격하여 무사히 4년 학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취업 역시 거의 입사지원시즌 막판에 되었죠. 이것 역시 운이 좋았다라고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입사 후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뼈가 부러졌지만 다행히도 부러진 부위가 신경을 빗겨나가 장애를 가지거나 장기간 입원해야할 위기는 모면했습니다.  
           
 지금까지 먹고 살기 위해 쉴 새없이 달려왔지만 대다수의 경우는 본인의 노력보다는 지인의 도움이나 가족, 친지의 도움, 혹은 운으로 위기를 벗어났던 적이 훨씬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운 좋게 살아왔다' 는 반증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남은 인생에 '더 이상의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제 인생은 불 보듯 뻔한 부정적 결말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겠지요. 그 '운' 이라는 것이 로또에 당첨되거나하는 식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향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까지 번질 수 있었던 사건들을 그나마 운으로 때워 본전치기로 돌려막는데 급급한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30살이 되던 해에 걱정스런 포스팅을 작성했던 것이 엊그제인데, 2019년을 기점으로 어느덧 제 나이는 30대 중반이 되었습니다. 이젠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끝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거울 속이 비친 제 얼굴을 보니 그동안 앞만 보며 달려오다 그 사이 폭삭 늙어버린 제 모습에는 전혀 신경쓰지 못했다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짱구는 못말려' 에 등장한 짱구 아빠가 극중에서는 35살인데,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남자의 인생은 35살 기점으로 정해진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공감되는 부분이긴 합니다. 직장인이라면 과장이나 차장급이고, 그 때쯤이면 자신이 회사 내에서 어떤 위치인지 거의 정해져 있을 것이고, 관리자 혹은 임원처럼 높은 자리로 오를 수 있는지 여부 정도는 본인만의 촉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시기이긴 합니다. 그것 이외에도 사회적으로는 이 나이를 기점으로 기혼자와 비혼자가 엇갈리기도 하고(연애인도 아닌 평범한 남성이 30대 중반 이후에 결혼이나 연애를 하기에는 매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동안 모은 자산으로 집을 마련해야 할 지, 아니면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해야할 지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35살 나 자신이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면 나머지 인생도 조금은 기대를 해볼 수 있는 것이고, 그동안의 인생이 순탄치 않았다면 남은 인생 역시 근심걱정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지금 본인의 위치는 그 동안의 운이 작용해서인지 순탄치 못한 삶에서는 겨우 벗어나 딱 그 중간 쯤에 있는 것 같더군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래도 이젠 '더 이상의 젊은시절은 없다' 라는 생각을 해보니 사실상 우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지금껏 이뤄놓은 것도 없고 해낸 것도 별로 없는데 나이만 먹고 점점 쇠퇴해지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TV에 나오는 부자들, 젊은 나이에 본인이 평생 벌 돈을 불과 몇 년 안에 벌어들인 아이돌 가수들 등등을 보니 '내 인생은 고작 여기까지인가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아무개 2019/01/02 08:31 # 삭제 답글

    그래도 열심히 살아오셨네요, 힘내요 아저씨. 잘 될겁니다.
  • 도미너스 2019/01/02 18:31 # 삭제 답글

    본인이 노력을 안하신 건 아니겠지만, 어찌됐건 인생 잘 풀려온 거 아닌가요?!
    더 불쌍한 사람 많으니 그렇게 말하지 마시라는 표현은 안하겠습니다.
    헌데 부자와 아이돌을 비교대상으로 삼으시니 한소리 하고 싶어지네요.

    나이가 저보다 살짝 더 드신 것 같지만 같은 또래니 가감없이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잘 나가는 사람과 비교하면 불행하지 않은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이 훨씬 많아요.
    저는 주인장만큼 인생이 잘 풀린 적도 없고 남들이 입을 모아 노력 많이 했다고 할 인생을 살아오진 않았습니다.
    대놓고 자랑할 거리도 없어요. 그런데 주인장처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런 생각을 할 능력이 안되는 머저리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쳐서 일까요?! 어떤 이유일 것 같으신가요?

    뭐, 거창한 가르침을 내려 드리겠다는 시건방진 자세는 아니니 오해를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더이상의 잡설은 줄이고 결론을 말하자면,
    남들이 인정을 하든 안하든 본인 스스로가 자기 인생 폄하하고 모자라게 생각하는 순간
    진짜 별볼일 없는 인생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충분히 아는 것도 많고, 경험도 많고, 알 거 다 아실만한 분 같으신데 안타깝네요.
    본인 밥벌이 하고 한사람의 인간으로 잘 살고 계시면 그게 성공이라면 성공 아닐까요?!
    요즘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말입니다.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힘든 시대에서 평범에 조금이라도 가까우신 거 아닌가요?

    건방지게 가르치려 들어서 불쾌하실 수 있겠지만, 제 마음이 심란해서 가히 몇자 적어봅니다...
    나보다 못사는 사람을 보고 행복하다고 자위해도 안되지만 나보다 비교할 수 없이 잘나가는 사람을 부러워하며
    우울해 하는 것도 할짓은 아니니까요.

    기운 내시고 돈 버시면 맛난 것도 사 드시고, 덕질도 하시고 하면서 기분 전환 하시길 권해봅니다.
    저야말로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시점인데 상황이 참 이상하네요.
    글 솜씨가 없어서 의도가 제대로 전달 될 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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