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한 해가 저무는 11월, 괜찮으십니까 8



 11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정리하기 시작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러기에는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그런 시기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연중 교통사고가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해서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뭐, 일각에서는 연예인 관련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괴담의 시기처럼 보도되기도 하는 터라 괜시리 불안해지고 멘탈도 흔들릴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물론, 연예인 사건사고는 11월에 가장 많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만...)

 이런저런 이유에서일까요.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연말이 가까워질 수록 점점 우울해지고 정신적으로 침체기를 겪게되는 것 같습니다. 한 해를 성공적으로 보냈다면 그러한 마음은 조금이나마 덜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 몇 년 간 본인에게 일어난 일들은 행운보다는 불행, 성공보다는 실패, 기쁨보다는 슬픔, 희망보다는 절망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눈을 감고 근시일내의 일들을 회상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내 '결국 또 한 해가 저물어 가는구나...이대로 나이만 먹어 가는 것일까?' 라는 우울한 의문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부터는 살면서 웃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던 감정적 기회가 부쩍 줄어든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직장에서나 금전적인 부분에서나 대인관계에서나 그닥 성취감이나 활력있는 엔딩을 보지는 못했네요. 육체의 기운이 빠져나가듯이 감정적인 에너지 역시 급격히 고갈된 채로 방치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문재는 이러한 정신적 데미지를 치료해 줄만한 기회나 계기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여러분들은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계시는지요? 혹은 내년에 희망한 새출발을 기대하실 수 있는지요? 아직 한 달여 시간이 남았지만 직장인이라면 승진이나 연봉협상의 중요한 시기가 이제 막 끝난 시기이기도 하고, 학생이라면 중요한 시험을 이제 막 치르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일 것입니다. 결국 본인이 할 수 있는 대다수의 작업은 끝난 셈이고, 이미 결정되었지만 나는 아직 알 수 없는-그런 결과만을 기다리면서 초조해 하거나 기대에 부풀어 있을 것입니다. 

 사실 본인은 사실 내년이 오는 것이 두렵습니다. 아니, 이미 몇 년 전부터 그러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고나 할까요. 정신 에너지는 점점 고갈되고 나이가 들면서 육체까지 쇠약해지니 내일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감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물론, 제게 닥친 현실 역시 마치 '맞춤형 인생' 처럼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실패나 절망의 연속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을 내일' 만큼 싫은 것도 없었지만 삶의 반환점을 찍고 오니 이제는 그마저도 감지덕지한 인생이 되어버린 것 같아 쓸쓸합니다. 내일 또 무슨 무슨 일이 생겨 정신적 고통을 받느니 그나마 평온한 어제 혹은 오늘처럼만이라도 버텨보자라는 심정입니다.

 얼마전 건강하실 줄 알았던 아버지마저도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병환을 앓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설마 여기서 더 현실이 우울해지지는 않겠지' 라며 연말에 실날같은 희망을 품던 제게 마지막 순간 카운터 펀치를 먹인 것 같은 야속한 현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더더욱 의욕상실이 엄습해 오는군요...온 힘을 쥐어짜내더라도 일을 해서 입에 풀질이라도 하고 살아야 하는데, 나중에는 이것조차 하기 싫어질까봐 겁이 납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ㅇㅇㅇ 2019/11/26 20:22 # 삭제 답글

    어차피 이제 나이 먹의면은 병들고 돈 나갈 것 밖에 없습니다
  • 쓰레기청소부 2019/11/28 13:10 #

    사실 그것도 맞는 말씀입니다. 돈이 많으면 많을 수록 오래 행복하게 살 가능성이 높아지구요
  • 까진 돌고래 2019/11/28 13:14 #

    그건 이교도 생각이구요. 복음 따르는 사람에게는 병도 안들며 돈도 벌린답니다.
  • 도미너스 2019/11/27 11:06 # 삭제 답글

    그래도 입에 풀칠할 수 있는 밥벌이로 한사람 몫은 제대로 하고 계시잖아요...
    누가 낫다 누가 더 힘들이 이런거 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신이라는 존재가 본인만 콕 찝어서 온갖 불행을 몰아주는 게 아니라,
    이 사람도 저 사람도 각자의 고통과 불행을 느끼며 살아가는 세상이니 너무 절망적으로만 안보셨으면 싶습니다.
    그렇다고 남의 고통으로 위안을 얻으라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사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고통의 원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살아야죠.
  • 쓰레기청소부 2019/11/28 13:11 #

    위로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살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만, 요즘 유난히 피로도가 극에 달한 것 같습니다.
  • 까진 돌고래 2019/11/28 05:49 # 답글

    왜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다른 대안책을 찾아보지 않으셨는지 궁금하네요

    골병든다면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그리고 예수뜻 따르면 병원 안가도 됩니다.
  • 쓰레기청소부 2019/11/28 13:12 #

    다른 대안책은 계속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육체보엔 골병이 들지 않아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예수 뜻을 보통 따르지 않습니다)
  • 까진 돌고래 2019/11/28 13:13 #

    그럼 앞으로는 반드시 따르셔야겠네요. 그래야만 복음에 의해 만족할만한 대안책이 생기고 님이 행복해질테니까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15920
8221
8111756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364

애니메이션 편성표 - 애니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