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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의 갑질은 전염되는 것일까요? 4



 업무 특성상 상위부서나 타 업체으로부터 업무를 부탁(?) 받거나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경우가 매우 잦습니다. 제 직급이나 대내외 여건 상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위치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해야만 하는 일은 전부 타 부서인원의 도움이나 리소스 없이는 불가능한 경우가 태반이죠. 때문에 전화나 대면회의는 필수이고, 자존심은 뒤로한 채 감정과 간곡함을 담아 부탁을 하는 경우가 거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감사합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조금만 미뤄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어떻게 좀 안될까요?' 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 십~수 백번은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당연하게도 이런 일상을 겪는 것은 본인만이 아닙니다. 임원급 고위층이나 최상위 부서에 근무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대다수의 직장인들도 늘상 겪는 일일 것이고, 심한 경우 흔히 말하는 가장 '을' 의 위치에서 매일 두 손이 닳도록 싹싹 빌고 무릎을 꿇으면서 온갖 굴욕을 맛보며 하루하루를 연명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타입의 갑질은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것처럼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고 이상한 습관까지 학습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의 어느 지인의 경우 마찬가지로 하루에도 수 십번 전화통화를 하며 '제발~부탁드립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예예예(굽실굽실)' 라고 말하는 것이 일상처럼 되어버린 경우가 있었는데, 어느날 주변의 동료직원들이 전화받는 액션이 지나치게 과하면서도 안타깝다며 그 분이 평소에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그 분이 전화를 받을 때에도 얼굴이 책상바닥을 향할 정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제발 부탁드립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라는 말을 반복했던 것입니다. 평소 대면 회의 시 했던 액션을 본인의 사무실에서도조차 직업병처럼 반복했던 것이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심하게 당했으면 그런 습관까지 들이게 되었을까요? 그러나 현실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존의 회사생활에 지친 그 지인은 재취업을 결심하게 되었고, 결국 유명기업의 신입사원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헌데 얼마 후 만난 그 지인의 말투나 행실은 이전과는 180도 바뀐 느낌이었습니다. 평소 갑질부서나 기업에 대한 비판과 본인은 절대 그러지 않아야 겠다고 말했던 그 분이...이제는 '직장생활이 힘들어도 자기 밑에 거래처가 수 십개가 있고, 매일매일 대접 받는 느낌에 한결편하다' 라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마치 대학 선후배 문화/군대의 악습이 대를 이어가면서 사라지지 않는 것을 떠올려 본다면...인간의 보상심리가 '갑질' 을 전염시킬 수도 있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본인이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못된 것이었겠지만 막상 자신이 그 위치에 서게 되면 과거에 당했던 분함과 정신적 손해를 잊지못하고 결국에는 이를 해소할 방법마저 본능적으로 찾게 된 것이겠죠.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권력과 지위의 여하에 따라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간은 절대적으로 선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아마 대대수의 사람들은...자신이 당한 만큼 그것을 역으로 보상 받으려는 심리를 휘하려는 성향을 강하게 드러낼 것이고, 어쩌면 이것이 아무리 시대가 흘러도 갑질문화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던 주요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뭐, 어찌보면 새로울 것 없이 당연한 것이겠지만요.)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타마 2020/04/22 08:45 # 답글

    꼰대의 고리를 끊어내는 사람은 내적으로 강인한 사람이겠죠.
    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상심리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꼰대 짓을 물려 받아 하게 되고요.

    다만, 요즘은 또 역꼰대가 스믈스믈 자라나고 있어서... 그것도 걱정입니다.
    자기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꼰대라고 하는 아쉬운 지능의 친구들도 늘어나고 있어서...
  • 소드피시 2020/04/22 15:43 # 삭제 답글

    최근 대학 등지에서 존재하지 않던 악습이 생겨나는 꼴로 봐서는 단순히 배웠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건 어찌보면 핑계고, 그냥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 도미너스 2020/04/22 20:59 # 삭제 답글

    저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전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세뇌'죠.
    좋은 걸 알려주고 전파하는 건 교육이라 하지만
    말도 안되는 생각을 주입 시키는 건 세뇌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고 봅니다.
    학생들 똥군기를 예로 들며 그런 건 아니라고 하시는 분이 계신데, 살면서 직간접적으로 영향 받은 게 있으니 발현된 거라고 봅니다.
    제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이라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미개한 인성의 소유자가 수두룩하기 때문이죠.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국민의 평균 수준이 너무 낮아요...
    더 좋아질 것 같지도 않고요. 자국민 혐오라고 보셔도 틀린 말은 아닌데
    저라고 좋아서 이러겠습니까... 그래도 제대로 된 사람들이 존재하니 사회가 굴러가기는 하는데
    바람직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네요.
  • 안티갑질 2020/05/18 11:59 # 삭제 답글

    사람위에사람은없고
    사람밑에사람도없는데
    근데미운한국사회의경우도
    갑질같은나쁜폐습이자꾸생기
    는것자체가혐오스럽다!
    그런식으로따진다면학생들이
    다니는사립학교의경우도이사장이
    갑질이좀심한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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