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시간 : 2020/06/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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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 세상만사 잡담

살다보니 내 인생의 주인공은 정작 내가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곤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바삐 뛰어도 그것은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빛내기 위한 들러리 역할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요.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타고난 능력, 집안환경 등의 외부요소가 나의 부족함을 인지하게 하고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만 같은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사람마다 처해진 환경과 그 결과물은 다릅니다. 어떤 이는 화려한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타고난데다 실력있는 각본가 및 감독 등 고오급~제작진의 서포트를 받으면서 매일 매일 히트작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물려받는 제작 예산도 넉넉하고 함께 출연하는 조연배우들 역시 역대급이라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는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것 만으로도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받으며 승승장구 하는 것입니다...만
본인 같은 사람은 애초에 타고난 연기력이나 외모도 없어 매일매일 이 악물고 연습을 해야 겨우 본전치기이며, 물려받은 예산도 전혀 없어서 감독, 각본가, 촬영스텝 등등 모든 리소스들도 본인이 자급자족으로 감당해야만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 씩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야!' 라며 정신승리 주문을 외쳐보고 있지만 그 결과물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겠지요. 시청률 0% 라는 참혹한 현실 앞에서 좌절하고 그대로 연기활동을 영영 중단해버릴 것인지, 아니면 늙어 죽을 때까지 눈가 귀를 막으며 '누가 뭐래도 난 나야! I wanna be me me me!!!' 라며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낡은 무대 위에서 힘겹게 연기를 펼칠 것인지의 선택사항만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별다른 대안 없이 주어진 현실에 불평불만을 늘어놓기만 한다면 그나마 한 걸음이라도 나갈 수 있었던 인생마저 더더욱 발전이 없고 마음만 우울해 지기만 할 것 같아 오늘도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릴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에너지가 바닥나고 지금껏 내 인생에 남은 것 하나 없을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게 된다면 과연 그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고민입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그게아니면 답은 없으니까요
쓰지를마시든가. 반대댓글도 수용하시든가.
제가 표현의 침해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