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시간 : 2020/08/1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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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 세상만사 잡담

사연이 알려진 지 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무엇이 문제일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주제 같아 보입니다. 물론 고기집에서 2~3000원 정도 추가금액을 받고 볶음밥을 판매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셀프 볶음밥이 다른 손님들의 볶음밥 구매욕구를 저하 시키거나 위화감을 조성할 여지가 있긴 하겠지만 볶음밥이라는 음식 자체가 이미 있는 재료로도 누구나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별도로 준비한 재료도 아닌 그저 먹다 남은 밥과 반찬을 그것도...이미 셋팅 되어 있는 불판에 올려놓고 숟가락으로 저어주기만 하면 완성되는 간단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상황을 더 상상해 본다면...정말 음식점에서 자기 방식으로 무언가를 먹는다는 것 자체가 금지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유사한 메뉴를 팔고 있으니 손님에게 절대 주문한 요리를 개조(?) 해서 먹지 말라는 논리라면 적용범위도 너무 넓고 소비자의 운신의 폭도 지나치게 제한되는 것 아닌가 싶네요.
몇 가지 예를 들자면
- 고기집에서 비빔밥 메뉴도 팔고 있는데 어떤 손님이 공기밥 하나를 주문한 뒤에 먹다 남은 반찬하고 고추장을 넣고 비벼서 먹으려는 것을 사장이 '우리 가게엔 비빔밥을 따로 팔고 있으니 함부로 음식을 섞어서 비벼먹지 말라' 라고 제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냉면을 주문해서 먹다 남은 고기를 얹어 먹으려는데 사장님이 와서는 '우리 가게엔 육쌈냉면이라는 메뉴도 있으니 냉면이랑 고기랑 같이 먹지 말라. 먹고 싶으면 육쌈냉면을 하나 시켜라' 라고 제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논리가 되겠습니다.
- 순대국밥집에서 순대국을 먹다가 남은 김치랑 양념장을 넣어서 먹으려는데 사장님이 와서는 '우리 가게에 얼큰김치순대국이라는 메뉴도 팔고있으니 순대국에 김치를 넣어서 먹지 말라' 라고 제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추가금액을 받고 판매하는 볶음밥이 누구나 있는 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수준의 볶음밥과 차별화 되지 않는다면...그것 역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시킬 음식점의 메뉴로서 심어 놓을 만한 가치나 매력이 있는지도 의문이긴 합니다. 소비자들의 위화감이 조성되지 않을만큼 차별화된 볶음밥을 메뉴로 만들어 놓는다면 이런 논란이나 우려는 어느정도 해소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원문에서는 불판 얘기를 안 했다고 주장하는데, 볶음밥을 돈 받고 파는 곳이라는 말은 해당 항변을 포함합니다.
괜히 비추 찍히는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