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졸지에 본인도 벼락거지가 되어버렸습니다. 2



 요즘 '벼락거지' 라는 신조어가 유행입니다. 근 2~3년 사이 사상 최고로 폭등하는 집값 때문에 미처 집을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특별히 본인이 과소비나 자산낭비를 한 것도 아니고, 착실히 월급을 모으고 있었을 뿐인데 과도한 집값 상승이 단기간에 자산가치를 하락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마저 쫒겨나는 상황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전에 다수의 지인들과 부동산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즘의 화두는 매달 신고가를 갱신하는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입니다. 그러던 중 어느 지인이 제게 '집은 미리 사두었지 않느냐' 라고 물었고, 본인은 시기를 놓쳐 그러지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후 주변 사람들조차 본인을 향한 연민...보다는 한심하다는 의미의 시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내가 진작에 규제 생기기 전에 갭투자로 아파트 두 채 이상 미리미리 사놓으라고 하지 않았느냐' 라며 걱정하는 척 한마디 해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너 같은 사람들이 집을 못사고 계속 전세살이 하니까 우리들이 돈을 버는 거다 ㅋㅋㅋ' 라는 심한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창피하면서도 본인이 처한 현실이 분하고 속터질 정도로 원망스러웠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부동산 부자들인 그들에게 본인이 떳떳하게 반박할 만한 처지는 되지 못했습니다.

 사실 본인 역시 내집마련은 계획하고 있었던 중이었고, 그것은 작년쯤을 염두해 두고 있었습니다. 집을 100% 현금으로  구매하는 경우는 금수저나 전문직이나 고위 공직자와 같은 초고소득자가 아닌 이상 불가하지만 그래도 대출을 최소화하고 나머지는 본인의 저금으로 충당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2018년 부터 가파르게 증가하는 집값 때문에 '폭등장이 지나가면 좀 더 나아지겠지' 라는 심정으로 관망하다 작금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었습니다.(물론 지금보다는 100%의 간절함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설마 폭등장이 3년 이상 지속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2021년에는 공급난까지 더해지면서 올해보다 더한 부동산 폭등시기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아마 대다수의 흙수저들 역시 이런 소식을 듣고 더더욱 패닉상태에 빠져있을 것입니다. '패닉바잉' 이라는 신조어도 유행인데, 사실 생각해 보면 패닉 상태에서 집을 구매하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집을 구매하는 것은 일생일대의 최대 지출이므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최대한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최선의 집을 구매했을 것입니다. 다만 폭등한 상태에서 예정보다 일찍 구매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꿈꾸어왔던 수준의 집보다는 하급지로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겠지요.

 비교적 입지 좋은 아파트로 패닉바잉이라도 할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월세로 샹활비의 상당수를 소비하는 삶을 피하고 싶다면 그들의 비해 형편이 부족한 본인의 경우 선택의 여지는 2가지 뿐입니다. 첫 번째는 최대한 저렴한 빌라나 오피스텔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그나마 대출도 적게들고 부담도 적겠지요. 그러나 전망은 그리 좋지 않고 가족이 살 수 있는 방 많은 매물 또한 귀하거나 비쌉니다. 두 번째는 '영끌' 해서  지방 도시권의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입니다. 이미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런 아파트들 조차도 6~7억 가까이 하더군요. 

 위 두 가지 경우 모두 장기적으로는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부동산으로 큰 돈을 벌 생각은 없다 해도 두 가지 모두 집값하락은 피할 수 없고, 결국에는 자산가치의 하락을 감내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대출이자 증가로 인한 하우스 푸어를 막기 위해서는 첫 번째 선택이 조금 더 나을 수는 있겠군요. 물론, 운 좋게 좋은 급매물을 잡아 매매하게 되면 좋겠지만 근 시일 내의 본인에게 그런 행운이 찾아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 전세 살고 있는 집주인의 연락이 두려운 상태입니다. 갱신 청구권 사용을 막기 위해 주인 본인이 실거주 하겠다는 전화 말입니다. 사실 본인의 경우 갭투자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누구들 처럼 진작에 갭투자를 했다면 제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후회가 드는군요. 지인들은 정부의 정책과 반대로 행동해야만 돈을 번다는 것을 모르고 관망만 해 온 저 같은 사람을 보고 거지 마인드라고 놀렸는데, 이런 본인의 선택이 정말 졸지에 벼락거지가 될만한 사유가 되는 것이 마땅한 것인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도미너스 2020/12/08 20:55 # 삭제 답글

    그럼 집 말고도 없는 거 많은 사람은 극악의 벼락거지겠군요.
    갖고 싶은 호칭은 아닌데 뭔가 자꾸 붙는군요.
    하... 인생 진짜...
  • 포스21 2020/12/10 14:21 # 답글

    여러해전에 우리나라에 하우스푸어... 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죠. 그때 이런 미래를 예상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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