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시간 : 2022/01/1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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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 세상만사 잡담

여러분들은 이 직장인의 일상을 보고 '힘들다' 라는 사실에 공감하시는지요? 분명 짜증나는 일이고 반복된다면 힘들 일이긴 하지만 도리어 '첫 직장은 좋은 직장에 입사해야 하는구나' 라는 현실만 통감하고야 말았습니다. 우선적으로 저런 '긴급하지만 뺑이스러운(?) 업무' 를 하고도 9시에 퇴근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초초초 긴급상황이라며 퇴근시간 기약 없는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을테니 말입니다.
'기름집' 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정유회사를 일컫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기업이고, 무엇보다 일반적인 기업보다도 훨씬 많은 임금을 받는 직장입니다. 본인이 취업준비를 하던 시절에는 정유회사에 입사하는 것이 모든 공대생들의 꿈이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매출 하락을 경험하긴 했지만 '성과급 받으면 아반떼(2천만원)라도 사야지' 라는 발언에서부터 이미 차원이 다른 고임금을 받는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죠.
그러나 저런 거대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중소기업에서도 빈번하게 펼쳐지고 있는 주먹구구식 일처리와 업무체계라는 점이 더욱 충격적인 일입니다. 임원의 한 마디에 생전 가본 적도 없는 해외 거래처들의 세부실태를 조사해서 대응방안까지 구상해서 보고하라는 지시도 그렇고, 체계화된 전산 시스템도 없어 지인들에게 수소문해서 자료구걸을 해야하는 실태까지...저런 엄청난 자료를 대리급 직원의 구글링에 의존해서 작성하고 검수받다는 것 자체도 놀라울 따름이죠. 그러나 실제 대기업에 근무하는 지인들에게 문의해보니 대기업도 실상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실제로 저런 자료는 평소에는 아무도 찾지 않을 만큼 관심도 없고 매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돈을 들여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 만에 하나 벌어질 사고' 가 터졌을 때에는 긴급하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애꿎은 직원들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본문에 등장한 대리는 실무와는 거리가 먼 본사 기획팀 소속이라는 것입니다. 흔히들 말하는 스태프 부서인 것이죠. 정작 거래처에 화재가 발생한 사태를 실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다른 부서입니다. 급한 경우 긴급 해외출장을 가서 실제 화재정도를 파악해야 하고, 당장 납품받을 자재수급에 문재가 발생한 경우 정확한 소요량을 파악해서 다른 거래처에 발주를 추가로 넣어줘야 합니다. 기름통이라면 일반적인 운송수단으로는 이동 불가하므로 그나마 남아 있는 재고라도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면 긴급하게 현지 전문 운송업체에 의뢰해서 하루빨리 자재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아 하겠지요. 이 과정에서 일정이 맞지 않거나 화재가 진화되지 않는 경우라도 발생한다면 업무의 부담감은 더욱 극심해질 테지만...이럴 때 제일 얄미운 것은 도와주지도않을 거면서 윗분들에게 보고해야 한다며 보고서만 독촉하는 스태프 부서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그렇습니다. 상관이란 놈들이 자기가 무슨 지시를 내렸는지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왜 하란대로 안 하냐며 온갖 지랄을 떠는 놈들이 세상에는 너무 많습니다.
남의 머리위에 올라가려면 자기가 한 말, 행동을 잊어버리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늘 깨닫곤 합니다.
예컨대 삶은 소대가리
아... 정말 저도 자격증 따고 경력을 올해까지 쌓고나면 타 회사로 이직 고려중입니다. (잘 주지는 못하지만 풀 재택 가능하고 마음이 편한 회사에서 자격증따면 오라해서)
오늘도 뭔가 물어보셔서 5번차 똑같은 소리를 하고나니 지치네요.
선택은 자기가 하는 것입니다. 책임도 자기가 지는 것이고 그나마 운에 따라 어찌 될지 모른다는 함정이 있으니 문제긴 합니다.
너도 하게되면 마찬가지로 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