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요즘 PC 사양 고민하느라 골치가 아픕니다... 8



 그동안 사용해왔던 PC가 이제는 더 이상 장기사용이 어려울 정도로 수명을 다했다는 것을 통감하게 되었습니다. CPU의 속도 자체는 일반적인 작업에는 무리 없는 수준으로 가능했고, 메모리나 그래픽 카드는 중간에 업그레이드를 해주어서 그동안 몰랐는데...몇몇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이 녀석이 어느덧 구입한지 10년이 넘은 구 시대의 유물 수준의 퇴역모델이라는 것을 최근에서야 심각하게 인지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현재 보유중인 PC의 CPU가 초창기 코어(i5) 프로세서 모델이기 때문에 상당히 오래된 축에 속합니다. 최근에 나오는 가상머신 프로그램의 경우 구형 CPU환경에서는 아예 설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어렵사리 구형 버전의 프로그램을 찾아서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게임은 자주 하지 않지만 간만에 관심 있게 봐두었던 신작 게임을 스팀에서 구입하여 실행을 했는데...CPU가 너무 오래되어서 그만 오류가 뜨며 실행이 되지 않는 속터지는 일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여기서 더 버티면 점점 더 호환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의 종류만 늘어나고 스트레스 또한 받을 것 같아 이번 기회에 PC를 새로 맞추어 구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인텔에서는 12세대 프로세서인 '엘더레이크' 까지 출시하게 되면서 '이참에 DDR5 메모리가 장착된 PC로 구매해 볼까' 라는 결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잔혹했습니다. DDR5 메모리 가격이 미쳐 날뛰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장 클럭수가 낮은 4800MHz 짜리 메모리가 8GB 당 8만원 가까이 호가하는 판국입니다. 예쁘게 방열판까지 붙여 놓은 메모리는 어차피 삼성이나 하이닉스에서 납품 받아 생산하는 것임에도 왜 이리도 미친 가격인 것인지도 의문이군요.    

 비록 DDR5 양산개시를 선언한지 한참이 지난 2022년까지도 주요 제조사들은 수급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모양이고, 결국에는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처럼 천문학적인 가격 폭등이 벌어지고 있는 듯 합니다. 또한 DDR5 양산 초기시점이기 때문에 클럭수가 낮은 4800MHz가 주로 생산되는데, 이는 기존의 DDR4의 높은 등급 모델과는 실질적으로 의미있는 성능차이가 없어 가성비가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의견까지 있으므로 더욱 구입을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질적으로느 성능을 체감할 수 있는 6400MHz 모델은 보시다시피 고작 32GB 짜리가 81만 9천원이라는 믿기지 않는 괴물같은 가격을 호가하고 있는 판국입니다. 





 그래서 결국 DDR5 를 포기하고야 말았습니다. 당장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메모리에 돈을 몰빵하느니 그 돈을 아껴서 DDR4 메모리를 구입하고 나머지 성능에 투자하자라는 생각에 견적을 내보았습니다만...적당한 성능의 CPU와 저용량 SSD 조합으로도 이미 130만원이 훌쩍 넘어가버리는 골치아픈 상황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저 견적은 그래픽 카드조차 포함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10년 전에 비해 컴퓨터 값이 더 비싸지는 마법같은 일이....)

 여기서 그래픽 카드를 추가해보기 위해 가격 검색을 해보았는데, DDR5 메모리 가격 따윈 뺨을 후려칠 정도로 가관 중에 가관이었습니다.



 RTX 3090과 같은 2022년 최고 사양급의 그래픽카드가 수 백만원을 호가하는 것은 충분히 그럴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쪽은 천상계이므로 가격의 제한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입니다.예전에도 그러했구요. 




 그러나 중간급 성능(보급형보다는 살짝 높은 수준인)의 그래픽 카드의 가격 또한 미친 수준이었습니다. 그저 그런 그래픽 카드에 100만원을 투자해야 한다라...말도 안되는 일이죠. 이보다 좀 더 낮은 성능의 보급형 모델인 RTX 3050 조차도 70만원 가까이 호가하는 판국이었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시장의 확대로 인해 그래픽카드의 수급이 극도로 부족해졌고, 이제는 제조사의 권장소매가격을 아득하게 넘어서는 시세가 형성되었다는 소식 정도는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으나 이정도일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PC 사양 맞추기 작업은 골치가 아픈 행위였고, 미궁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한 번 구입하면 5년 이상은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저가형 부품을 때려 맞출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개인용 컴퓨터에 200만원이나 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구요. 전 세계적인 수급부족과 원재자값 상승과 같은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비슷한 체감성능의 PC가격이 훨씬 더 폭등한 느낌입니다. 확실히 과거에 비해 PC 사양 선택의 난이도가 더욱 극상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written by 쓰레기 청소부       



덧글

  • 천하귀남 2022/03/17 09:00 # 답글

    저역시 비슷한 경우라 업그레이드 사양을 뽑고 있는데 DDR5는 정말 비싸서 애매하더군요.
    비디오 카드는 아예 포기했습니다. 일단 기존 1060으로 유지하고 나중에나 갈까 합니다.

    그래도 차기로의 변경 고려해서 일단 DDR5는 하긴 해야 합니다. 이전 PC도 10년 간 상황이면 지금나온 CPU도 그만큼 사용 가능 할테고 이러면 나중에 메모리만 올리려면 결국 차기 스펙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비디오 카드 포기하면 메모리에 10만원쯤 더 들이는 것은 그리 큰 부담은 아니지요. 뭐 몇달전에는 DDR5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던 것에 비하면 다행입니다.
    CPU의 경우도 나중에 중고로 CPU만 교체하는것을 고려하면 집에서는 i3정도로도 충분하다 봅니다. 10년전 i7이면 지금 i3정도 성능은 나오더군요.

    제 기준 스펙이 디아블로4 FHD로 굴러가는 정도면 된다라 이 정도긴 합니다.
  • 쓰레기청소부 2022/03/19 12:03 #

    조언 감사드립니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DDR5 메인보드는 4800MHz지원모델입니다. 나중에 DDR5 수율이 좋아지면 4800MHz물량은 감소하고 6400MHz모델들이 대세가 될 것인데요, 그때쯤 되면 6400MHz지원되는 메인보드도 같이 바꿔주어야 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리고 그때쯤 되면 당연히 CPU도 새로 나오게 되어 CPU소켓도 달라질테니....CPU와 메일보드를 금새 갈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실상 근시일 내에 업그레이드를 다시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천하귀남 2022/03/20 13:18 #

    하시는 작업이 뭐냐가 문제인데 메모리 속도가 그렇게 필요한 작업이 나에게 얼마나 있는지 고려하고 결정하시는 쪽이 좋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메모리 소모가 큰 SW가 늘면서 메모리 속도 문제 보다 메모리가 다 차서 느려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러면 빠른 메모리로 교체하기 보다 그냥 용량을 늘리는 쪽이 더 유리하고 보드 교체 등의 필요도 없으니 가격이나 편리성도 높습니다.
  • ooo 2022/03/17 22:05 # 삭제 답글

    님처럼 게임 안하면은 40만원대 컴 사도 잘만 쓸듯 물론 저도 나이 먹의면서 게임 안하니간 컴퓨터 사양에 관심 없어지네요 지금 3년전에 70만원 중고로 중저 사양 게임은 잘도 돌아 갑니다
  • 쓰레기청소부 2022/03/19 12:03 #

    요새 부품가격이 올라서 40만원이면...초저가형 CPU와 메인보드만 넣어도 예산 초과될 것입니다.
  • 채널 2nd™ 2022/03/19 11:14 # 답글

    난, 그래서 '맥'으로 간다~

    (조립비가 5 만원 언저리라니 ㅎㅎ -- 역시 돈 버는 놈들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 쓰레기청소부 2022/03/19 12:04 #

    맥의 위엄...존경스럽습니다. 애플의 M1 울트라의 성능 역시 현 세대 인텔 CPU에 크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좋더군요
  • prohibere 2022/03/20 03:08 # 답글

    60 따리가 100만원 찍는 무시무시한 현실...

    그래픽 카드 없이 맞추려고 해도 라이젠 APU 들도 가격이 정신나갔더라구요.

    채굴하는 분들이 숨을 그만 쉬어주셔야 가격이 정상화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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